그곳에 서서 (빈) - (Standing there (Wein))

하늘 No.247 [연작] 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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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Philharmonic Orchestra+David Parry] G.Mahler_Symphony No.5-Adagietto  


그곳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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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서서 좁고 굽이진 소로(小路)를 지나왔습니다. 지난 걸음을 회상하면 굽이마다 기쁨과 회한의 발자국들이 길에 남겨져 있습니다. 경사지고 굽이진 작은 길들을 지나 어느덧 길이 끝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이젠 지나온 길을 회상하지도 않고 가야 할 곳을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이곳에 서 있습니다. 이 들판에서 길이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길들이 겹치고 겹쳐 그리 보였을 뿐입니다. 어느 곳으로든 갈 수 있지만 길이 너무 많아 길이 보이지 않는 곳입니다. -- 사랑과 사랑이 만나 사랑을 채우고, 욕망과 욕망이 만나 욕망을 채운다. -- 질문 속에 이미 답이 있었습니다. 그러하니, 그것은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궁금해야 했었던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습니다. 소로를 지날 때나 이 들판의 한가운데 있을 때도... 길은 어디에도 없었고 어디서든 있었습니다.
- - - Standing there I have been through curved narrow paths. Looking back at my past footsteps, footprints of joy and regret were remained on every bend of path. After passing through small and sloping curves, the road ended before I know it. I am standing in the middle of a field with no end in sight. Now, I do not look back or even think about where to go. I am just standing here. The road did not end in this field. It only seemed that way because a lot of roads overlapped and intertwined. I can go anywhere, but there are too many roads then I can't see them. -- Love meets love and fills love, Desire meets desire and fills desire. -- There was already an answer in the question. Therefore, that was not a question. What I had to wonder was not the answer, but the question. When I walked through those paths, Even in the middle of this field... The road was nowhere and was everywhere.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중에서 - No. A1 * 그곳에 서서 (빈)-(Standing there (Wein)) Photo-Image No. A2 그곳에 서서 (빈)-(Standing there (Wein)) Photo-Image No. A3 그곳에 서서 (빈)-(Standing there (Wein)) Photo-Image No. E1 * 그곳에 서서 (빈)-(Standing there (Wein)) Photo-Image No. E2 : info 그곳에 서서 (빈)-(Standing there (Wein)) Photo-Image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15.04.14 오스트리아, 빈, 쇤브룬궁, 벨베데레궁 Schloss Schönbrunn, Schloss Belvedere, Wein, Austria
[info] No. E2: Prince Eugene as a new Apollo and leader of the Muses by Carlo Innocenzo Carlone, 1721-1723 (Schloss Belvedere, Wein, Austria) 오이겐 왕자의 승정, 뮤즈들의 리더이자 새로운 태양의 신(아폴로) 오이겐 공자 by 카를로 이노센조 카를로네, 1721-1723 (벨베데레 궁전, 빈, 오스트리아)
Sony A7 + FE 28-70mm f/3.5-5.6 OSS (SEL2870) Voigtlander Nokton 35mm f/1.2 Sony Nex5 + E 18-55mm f/3.5-5.6 OSS, E 50mm f/1.8 Samsung Galaxy Phone S2, S3 SkyMoon.info 그곳에 서서 (빈)-(Standing there (Wein)) Photo-Image
[London Philharmonic Orchestra+David Parry] G.Mahler_Symphony No.5-Adagietto (The 50 Greatest Pieces Of Classical Music) 그곳에 서서 (빈)-(Standing there (Wein)) Photo-Image https://youtu.be/3kaz9-p5jcM

https://skymoon.info/a/PhotoEssay/247  

내가 부자인 것은 소유한 것이 많기 때문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J.브라서튼]

곰배령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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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