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사진은

하늘 No.132 [연작] 4730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Russell Malone] You Will Know  


나에게 사진은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나에게서 사진은 무엇일까? 사진을 시작하면서 처음에 그저 신기함으로 다가 오던 기계와 인화물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 사진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다. 나에게서 사진은 일기 혹은 거울과 같은 의미이다. 나는 일기 쓰는 대신 혹은 거울속에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처럼 사진을 한다. 말이야 그럴 듯 하지만 그냥 일기를 계속 쓰면 될 일을 왜 필름 버려 가며 사진 찍고 다니고 있는걸까? 어쩌면 마음 속의 이야기들을 누구에겐가 터놓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을지도 ... 하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나의 속 마음 모든 것을 내놓기 싫은 자기보호 본능도 있음을 무시하지 못한다. 적당히 암호화 되고 또 적당히 공개되는 어떤 방법.. 그 방법을 사진에서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제한된 지면에 사진을 실어야 하는 보도사진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에 모든 것을 담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스크롤만으로 무제한 늘어나는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는 사진이라면 구지 읽기 어렵고 만들기 어려운 압축 과정을 거치려 하지 않는다. 그냥 일기 쓰듯 한 장 한 장 풀어 내려 갈 뿐이다. 그런 나에게 기존의 사진이론은 무의미 할 때가 많다. 노출과 심도, 구도와 분할, 배치와 조합들은 나에게는 큰 구속력이 되지 않는다. 미약하게나마 관심있는 부분은 선과 흐름이지만 이 역시도 그저 개인적인 약간의 관심일뿐이다. 결국 내가 찍는 것은 내 마음이다. 어느 사진 작가의 조언처럼 빛을 찍으라 하지만 나는 내 마음을 찍고 싶다. 그래서 사진은 내게 하나의 거울이다. 한편으론 내 사진이 다른 이에게도 그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보여졌으면 한다. 원래 거울이란 그것을 보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물건이 아니던가... 나는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어떤 생각이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내가 볼 때는 내 모습.. 타인이 볼 때는 타인의 모습.. 그렇게 비춰져서 오히려 더 솔직한 자신을 알 수 있는 어떤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내가 사진을 공개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나는 사진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는 아무런 의무감이 없다. 우리는 더욱 감동적인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 눈을 도려내진 않는다. 나는 아직도 그 순수성이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나는 사진 사이사이에 글을 싣고 음악을 설치한다. 솔직히 말하면 사진 사이사이에 글을 싣는 건지 글 사이사이에 사진을 싣는 건지 조차도 불분명하다. 나에게 사진은 그 자체가 내 삶의 어떤 이유를 주고 하는 그런 심각함이 없다. 그저 내 필요에 적합한 하나의 도구로써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오늘도 가방속에 작은 카메라 하나 넣어두고 출근을 한다. 내가 가장 원하는 사진은 그 속에 나의 솔직한 마음이 담겨있는 어떤 것이다. 내가 나의 사진을 볼때면 언제나 그 속에서 나의 마음을 찾으려 한다.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3.03.15 체코, 프라하, 대통령궁 (Czech, Praha) Contax T3 Carlzeiss T* Sonnar 35/2.8 Kodak MAX 400 [관련 연작] 독일, 체코 1.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프랑크푸르트) 2. 산책 (하이델베르그 고성) 3. 고독 (하이델베르그 시내) 4. 아직 가지 않은 길 (프랑크푸르트) 5. 하루 6. 귀천(歸天) 7. 여유 8. 떠남 9. 여행 10. 저녁 11. 사람들 V (사람들속에서 사람을 찾다) SkyMoon.info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Russell Malone] You Will Know (Look Who's Here)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https://youtu.be/AsCgy959v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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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가지는 약하나 다른 나무를 묶는 끈이 된다 [하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