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사진은

하늘 No.132 [연작] 4517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Russell Malone] You Will Know  


나에게 사진은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나에게서 사진은 무엇일까? 사진을 시작하면서 처음에 그저 신기함으로 다가 오던 기계와 인화물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 사진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다. 나에게서 사진은 일기 혹은 거울과 같은 의미이다. 나는 일기 쓰는 대신 혹은 거울속에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처럼 사진을 한다. 말이야 그럴 듯 하지만 그냥 일기를 계속 쓰면 될 일을 왜 필름 버려 가며 사진 찍고 다니고 있는걸까? 어쩌면 마음 속의 이야기들을 누구에겐가 터놓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을지도 ... 하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나의 속 마음 모든 것을 내놓기 싫은 자기보호 본능도 있음을 무시하지 못한다. 적당히 암호화 되고 또 적당히 공개되는 어떤 방법.. 그 방법을 사진에서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제한된 지면에 사진을 실어야 하는 보도사진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에 모든 것을 담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스크롤만으로 무제한 늘어나는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는 사진이라면 구지 읽기 어렵고 만들기 어려운 압축 과정을 거치려 하지 않는다. 그냥 일기 쓰듯 한 장 한 장 풀어 내려 갈 뿐이다. 그런 나에게 기존의 사진이론은 무의미 할 때가 많다. 노출과 심도, 구도와 분할, 배치와 조합들은 나에게는 큰 구속력이 되지 않는다. 미약하게나마 관심있는 부분은 선과 흐름이지만 이 역시도 그저 개인적인 약간의 관심일뿐이다. 결국 내가 찍는 것은 내 마음이다. 어느 사진 작가의 조언처럼 빛을 찍으라 하지만 나는 내 마음을 찍고 싶다. 그래서 사진은 내게 하나의 거울이다. 한편으론 내 사진이 다른 이에게도 그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보여졌으면 한다. 원래 거울이란 그것을 보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물건이 아니던가... 나는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 어떤 생각이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내가 볼 때는 내 모습.. 타인이 볼 때는 타인의 모습.. 그렇게 비춰져서 오히려 더 솔직한 자신을 알 수 있는 어떤 도구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내가 사진을 공개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나는 사진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는 아무런 의무감이 없다. 우리는 더욱 감동적인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 눈을 도려내진 않는다. 나는 아직도 그 순수성이란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나는 사진 사이사이에 글을 싣고 음악을 설치한다. 솔직히 말하면 사진 사이사이에 글을 싣는 건지 글 사이사이에 사진을 싣는 건지 조차도 불분명하다. 나에게 사진은 그 자체가 내 삶의 어떤 이유를 주고 하는 그런 심각함이 없다. 그저 내 필요에 적합한 하나의 도구로써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오늘도 가방속에 작은 카메라 하나 넣어두고 출근을 한다. 내가 가장 원하는 사진은 그 속에 나의 솔직한 마음이 담겨있는 어떤 것이다. 내가 나의 사진을 볼때면 언제나 그 속에서 나의 마음을 찾으려 한다.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3.03.15 체코, 프라하, 대통령궁 (Czech, Praha) Contax T3 Carlzeiss T* Sonnar 35/2.8 Kodak MAX 400 [관련 연작] 독일, 체코 1.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프랑크푸르트) 2. 산책 (하이델베르그 고성) 3. 고독 (하이델베르그 시내) 4. 아직 가지 않은 길 (프랑크푸르트) 5. 하루 6. 귀천(歸天) 7. 여유 8. 떠남 9. 여행 10. 저녁 11. 사람들 V (사람들속에서 사람을 찾다) SkyMoon.info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Russell Malone] You Will Know (Look Who's Here) 나에게 사진은 Photo-Image https://youtu.be/AsCgy959vTQ

https://skymoon.info/a/PhotoEssay/132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신경림-갈대]

어느 물방울의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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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방울의 회상 한 방울.. 두 방울... 얼었던 겨울이 느끼기도 어렵게 조금씩 녹아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시간은 흘러갑니다. 나는 흘러가는 강물 속에서 이름도 갖지 못했던 작은 물방울이었습니다. 언제부터 이렇게 흘러가고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작은 굽이를 돌고 너른 모래톱을 느긋이 지나고 폭포 속으로 뛰어듭니다. 그렇게 흘러가다 보니 너무 넓고 깊어 끝을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이 바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스한 햇살이 나를 감싸던 날 몸이 점점 가벼워집니다. 마침내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나는 이제 물방울이 아닌 존재가 되었습니다. 내 몸은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습니다. 아주 작은 미풍에도 바다보다 더 큰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방울이었을 때와는 비교하지 못할 만큼 가볍고 빨라졌습니다. 그때가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끝없이 높고 넓은 세상이 보입니다. 한없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지내고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제는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존재하고 있을까? 자유의 행복과 존재의 의심을 함께 간직한 채 그렇게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만났습니다. 내 몸이 하얗고 작은 너무나 아름다운 눈의 결정으로 변해갑니다. 그때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곁에

Now 나에게 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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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사진은 무엇일까? 사진을 시작하면서 처음에 그저 신기함으로 다가 오던 기계와 인화물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 사진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다. 나에게서 사진은 일기 혹은 거울과 같은 의미이다. 나는 일기 쓰는 대신 혹은 거울속에 내 모습을 바라보는 것처럼 사진을 한다. 말이야 그럴 듯 하지만 그냥 일기를 계속 쓰면 될 일을 왜 필름 버려 가며 사진 찍고 다니고 있는걸까? 어쩌면 마음 속의 이야기들을 누구에겐가 터놓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을지도 ... 하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나의 속 마음 모든 것을 내놓기 싫은 자기보호 본능도 있음을 무시하지 못한다. 적당히 암호화 되고 또 적당히 공개되는 어떤 방법.. 그 방법을 사진에서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제한된 지면에 사진을 실어야 하는 보도사진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에 모든 것을 담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스크롤만으로 무제한 늘어나는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는 사진이라면 구지 읽기 어렵고 만들기 어려운 압축 과정을 거치려 하지 않는다. 그냥 일기 쓰듯 한 장 한 장 풀어 내려 갈 뿐이다. 그런 나에게 기존의 사진이론은 무의미 할 때가 많다. 노출과 심도, 구도와 분할, 배치와 조합들은 나에게는 큰 구속력이 되지 않는다. 미약하게나마 관심있는 부분은 선과 흐름이지만 이 역시도 그저 개인적인 약간의 관심일뿐이다.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