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할아버지

하늘 No.206 [연작] 1 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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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 꽃, 새, 눈물  


곰배령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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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그 '커피 타 줄까' 하는 이야기가 할아버지의 수줍은 생활비 마련의 방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내가 조금만 더 세심히 얼굴을 바라보고 말씀을 듣고 있었더라면 그 속마음을 알아챘을 텐데... 할아버지 인상을 사진에 담겠다고 카메라만 보던 내 눈이 그의 마음을 보았더라면 참 따뜻했을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을 텐데...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곰배령 할아버지 Photo-Image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4.10.09 강원도 곰배령 Contax NX Contax Carlzeiss T* Vario-sonnar 28-80mm f/3.5-5.6 Kodak T400CN [Special Thanks] 곰배령 할아버지 :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사진 허락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SkyMoon.info 곰배령 할아버지 Photo-Image
[송창식] 꽃, 새, 눈물 (1집, 16집) 곰배령 할아버지 Photo-Image 곰배령 할아버지 Photo-Image https://youtu.be/q7aJpYAhVng https://youtu.be/nNYE08yxumk
그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한 방울 떨어져서 꽃이 되었네 그 꽃이 자라서 예쁘게 피면 한 송이 꺾어다가 창가에 앉아 새처럼 노래를 부르고 싶어 지는 봄 서러워 부르고 말아 아아아아 가누나 봄이 가누나 아아아아 지누나 꽃이 지누나 그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한 방울 떨어져서 꽃이 되었네 그 꽃이 자라서 예쁘게 피면 한 송이 꺾어다가 창가에 앉아 새처럼 노래를 부르고 싶어 지는 봄 서러워 부르고 말아 아아아아 가누나 봄이 가누나 아아아아 지누나 꽃이 지누나

https://skymoon.info/a/PhotoEssay/206  

미래를 기억하다. 과거를 짐작하다. [하늘-미래를 기억하다]
  1 Comments
하늘 2018.09.01 18:17  
뷰렛 : 아아 그 사진 이로군요 이 사진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할아버지의 웃음이 너무 좋습니다...^^ 정말 마음이 허하시군요 제가 하늘님 마음 조금은 이해합니다...

하늘 : 비가 시원스럽게 잘 오네요~ 우산 없었는데 집에 오고 나니 비가 와유.. ㅋ.. 좋아유.. 왠지 모르게 스릴있는 느낌~ ^.^

뷰렛 : 좋은 사진은 그냥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오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이 쉽지 않아요...^^ 그 맛이 사진 찍는 맛인듯 합니다.

하늘 : 절대 동감입니다.. ^^ 그 맛에 사진에 빠지게 되는 가 봅니다. ^^; 감사합니다. 꾸뻑..

bluecyan : 예전 사진 기억나는 듯 해유~~ 저런 사연이 있는 줄 몰랐네유~ 흑백의 느낌이 세월의 흐름을 더욱 강조해주는 느낌이고 선예도 또한 좋아 질감이 더 살아보여 느낌이 강조됩니다. 또한 저 웃음속에 세월에 흐름과 환희, 회한 등 칠정의 느낌이 담겨있네요~~^^*

Now 곰배령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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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가을에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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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 -----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워지는 어린 날 희미해져가는 추억 과거의 상념 슬플 건 없지만 가슴 한 켠으로 느끼는 허전함 이젠 기억으로만 남을 이곳의 시간들에게 소리 없는 작별 인사를 한다. 그때는 키가 낮은 나였으리라. 작게 흐르는 시냇물을 기뻐했으리라. 그 시간들에게 안녕을 고한다. 안녕... 너와집 ----- 벼농사가 되지 않아서 초가를 이지 못하였다. 거친 나무들을 내내 깍아 지붕을 이고 벽을 치고 그리고 그곳에서 살았다. 삶의 가치가 소유에 있지 않음을 아프게 바라보며 나는 그들의 삶의 흔적을 찾는다. 성긴 나무벽 사이로 들어치는 바람보다 더한 추위를 느끼는 가슴이 시린... 철길 ----- 그것은 삶의 길이었다. 이 거친 산야에서 탈출을 위한 쇠로 만든 길 그것이 유일한 희망이라 생각했다. 한낱 검은 돌이지만 희망으로 가는 차표라고 생각했다. 아. 강원도 ----- 거칠고 지긋지긋한 나무와 돌들이 아름다운 모습이란 걸 느끼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산중턱을 깍아 화전을 일구면서 그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쟁기를 부러뜨리는 거친 돌뿐이었을테니... 끝없는 산과 산 깊어 가는 가을 삶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상념을 떠올리다. A. 탄광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워지는 어린 날 희미해져가는 추억 과거의 상념 슬플 건 없지만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