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할아버지
[송창식] 꽃, 새, 눈물
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그 '커피 타 줄까' 하는 이야기가 할아버지의 수줍은 생활비 마련의 방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내가 조금만 더 세심히 얼굴을 바라보고 말씀을 듣고 있었더라면 그 속마음을 알아챘을 텐데... 할아버지 인상을 사진에 담겠다고 카메라만 보던 내 눈이 그의 마음을 보았더라면 참 따뜻했을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었을 텐데...-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4.10.09 강원도 곰배령 Contax NX Contax Carlzeiss T* Vario-sonnar 28-80mm f/3.5-5.6 Kodak T400CN [Special Thanks] 곰배령 할아버지 :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사진 허락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송창식] 꽃, 새, 눈물 (1집, 16집) https://youtu.be/q7aJpYAhVng https://youtu.be/nNYE08yxumk[가을] 가을의 길 1 가을의 길 2 곰배령 할아버지 지난 가을에 1 (행복과 삶) 지난 가을에 2 (그려진 눈) 지난 가을에 3 (자신만의 주소)SkyMoon.info그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한 방울 떨어져서 꽃이 되었네 그 꽃이 자라서 예쁘게 피면 한 송이 꺾어다가 창가에 앉아 새처럼 노래를 부르고 싶어 지는 봄 서러워 부르고 말아 아아아아 가누나 봄이 가누나 아아아아 지누나 꽃이 지누나 그대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한 방울 떨어져서 꽃이 되었네 그 꽃이 자라서 예쁘게 피면 한 송이 꺾어다가 창가에 앉아 새처럼 노래를 부르고 싶어 지는 봄 서러워 부르고 말아 아아아아 가누나 봄이 가누나 아아아아 지누나 꽃이 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