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풍경 2002

하늘 No.390 [연작] 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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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ifer Warnes] And So It Goes  


시내 풍경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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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푸른 저녁 - 기형도 (입속의 검은 잎 - 문학과 지성사) 1 그런 날이면 언제나 이상하기도 하지, 나는 어느새 처음 보는 푸른 저녁을 걷고 있는 것이다, 검고 마른 나무들 아래로 제각기 다른 얼굴들을 한 사람들은 무엇엔가 열중하며 걸어오고 있는 것이다, 혹은 좁은 낭하를 지나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나는 그것을 예감이라 부른다, 모든 움직임은 홀연히 정지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숨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런 때를 조심해야 한다, 진공 속에서 진자는 곧,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흔들리는 것은 무방하지 않는가. 나는 그것을 본다.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교동 시장 가는 길 - 대구 No. A1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2 *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3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4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5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6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7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8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9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10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11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12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13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A14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모랫더미 위에 몇몇 사내가 앉아 있다, 한 사내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쓰다듬어 본다 공기는 푸른 유리병, 그러나 어둠이 내리면 곧 투명해질 것이다, 대기는 그 속에 둥글고 빈 통로를 얼마나 무수히 감추고 있는가! 누군가 천천히 속삭인다, 여보게 우리의 생활이란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가 세상은 얼마나 많은 법칙들을 숨기고 있는가 나는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느낌은 구체적으로 언제나 뒤늦게 온다, 아무리 빠른 예감이라도 이미 늦은 것이다 이미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남대문 지하상가 - 서울 No. B1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B2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B3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B4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B5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B6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B7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2 가장 짧은 침묵 속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결정들을 한꺼번에 내리는 것일까 나는 까닭없이 고개를 갸우뚱해본다. 둥글게 무릎을 기운 차가운 나무들, 혹은 곧 유리창을 쏟아버릴 것 같은 검은 건물들 사이를 지나 낮은 소리들을 주고받으며 사람들은 걸어오는 것이다. 몇몇은 딱딱해 보이는 모자를 썼다. 이상하기도 하지, 가벼운 구름들같이 서로를 통과해가는 나는 그것을 습관이라 부른다, 또다시 모든 움직임은 홀연히 정지하고, 거리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것이다, 그러나 안심하라, 감각이여!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검은 외투를 입은 그 사람들은 다시 저 아래로 태연히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투명한 저녁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모든 신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동일 꽃화원 - 대구 No. C1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2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3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4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5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6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7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9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10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11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12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13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No. C14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2.05.10 대구시내, 교동시장 가는 길 Minolta X-700, Rokkor 28mm f/3.5 Kodak Supra 100 2002.05.17 서울 남대문 지하상가 Canon FT QL, NEW FD 35-105mm f/3.5 Macro Kodak EliteChrome 100 (EB-2) Nikon LS-IV Scan 2002.04.15 대구시내 동일꽃 화원 앞 Kodak Retina IIIc Schneider-Kreuznach Retina-Xenon C 50mm f/2.0 Kodak Supra 100 SkyMoon.info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Jennifer Warnes] And So It Goes (The Well)
시내 풍경 2002 Photo-Image https://youtu.be/PbHjjHDonyE https://youtu.be/Ix6Yr9FYFeA
And So It Goes (그렇게 계속 될 거예요) In every heart there is room A sanctuary safe and strong To heal the wounds from lovers past Until a new one comes along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는 안전하고 포근한 방이 있어요. 지난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까지 쉴 수 있게... I spoke to you in cautious tones You answered me with no pretense And still I fear I've said too much My silence is my self defense 그대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 했어요. 그대는 솔직히 대답했어요. 내가 너무 많이 말했나 걱정되어요. 하지만 난 침묵이란 보호막을 헤치고 말한 것이었어요. For every time I've held a rose It seems I only felt the thorn And so it goes and so it goes And so will you soon, I suppose 아름다운 장미를 들고 있을 때에도 나는 가시만 느껴졌어요. 그렇게, 그렇게 계속 될 거예요. 아마도 그대도 곧 그리 되겠죠. But if my silence made you leave Then that would be my worst mistake So I will share this room with you And you can have this heart to break 내가 그저 침묵하다 그대를 떠나게 한다면 그것은 최악의 실수가 될 것이예요. 내 마음 속 안전한 방을 그대와 함께 하려 해요. 그 방에 들어서면 그대는 내 마음에 상처를 줄 지도 몰라요. [- And this is why my eyes are closed It's just as well for all I've seen And so it goes and so it goes And you're the only one who knows 그래서 눈을 감았어요. 보지 않아도 마찬가지니까요. 그렇게, 그렇게 계속 될 거예요. 이제 어찌 될 지 그대만이 알고 있겠죠. So I would choose to be with you That's if the choice were mine to make But you can make decision, too And you can have this heart to break 난 그대와 함께 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내 선택은 그렇지만 그대 역시 선택할 수 있고 그 선택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겠죠. -] [- -] 번역 : 하늘
원곡 : [Billey Joel] And So It Goes https://youtu.be/FHO6a2H-pqY https://youtu.be/zo-QhF-aMFA

https://skymoon.info/a/PhotoEssay/390  

사진에 담기는 것은 세상의 풍경이 아니라 그를 바라보는 스스로의 마음입니다 [하늘-사진이라는 거울]

가을에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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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 -----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워지는 어린 날 희미해져가는 추억 과거의 상념 슬플 건 없지만 가슴 한 켠으로 느끼는 허전함 이젠 기억으로만 남을 이곳의 시간들에게 소리 없는 작별 인사를 한다. 그때는 키가 낮은 나였으리라. 작게 흐르는 시냇물을 기뻐했으리라. 그 시간들에게 안녕을 고한다. 안녕... 너와집 ----- 벼농사가 되지 않아서 초가를 이지 못하였다. 거친 나무들을 내내 깍아 지붕을 이고 벽을 치고 그리고 그곳에서 살았다. 삶의 가치가 소유에 있지 않음을 아프게 바라보며 나는 그들의 삶의 흔적을 찾는다. 성긴 나무벽 사이로 들어치는 바람보다 더한 추위를 느끼는 가슴이 시린... 철길 ----- 그것은 삶의 길이었다. 이 거친 산야에서 탈출을 위한 쇠로 만든 길 그것이 유일한 희망이라 생각했다. 한낱 검은 돌이지만 희망으로 가는 차표라고 생각했다. 아. 강원도 ----- 거칠고 지긋지긋한 나무와 돌들이 아름다운 모습이란 걸 느끼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산중턱을 깍아 화전을 일구면서 그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쟁기를 부러뜨리는 거친 돌뿐이었을테니... 끝없는 산과 산 깊어 가는 가을 삶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상념을 떠올리다. A. 탄광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워지는 어린 날 희미해져가는 추억 과거의 상념 슬플 건 없지만 No

남프랑스에서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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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에서 쓰는 편지 이 곳의 햇볕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 빛 속에 있으면 고흐의 그림에는 왜 그리 빛들이 많았는지 수긍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햇살 아래 풍경을 바라보며 캔버스를 펴면 누구라도 허공을 떠 다니는 빛들에게 먼저 붓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른거리는 공기를 가로 지르며 함께 춤추던 빛은 고흐의 그림에서 보았던 그것이었습니다. 빛이 아름다운 지중해... 그리고 그 바람이 닿는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을 다니고 있습니다. 마르세유에서 출발해서 고흐가 마지막 작품을 그리며 생을 마감한 아를을 거쳐 도착한 악센프로방스 입니다. 폴 세잔의 고향이었고 그가 말년을 보낸 도시입니다. 세잔이 평생을 바쳐 80여점의 그림을 그렸던 생 빅트와르산... 그는 말년에 그림을 그리기 어려울때조차도 언제나 그 산을 바라보았었습니다. 처음 온 곳이건만 인상파 화가들의 캔버스에서 많이 보았던 익숙한 산과 나무.. 들과 길들이 유화 속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되려 낯선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북쪽 성당을 향해 가던 중 이곳의 명물인 벼룩시장을 지나 도시 한 가운데 작은 광장을 끼고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십니다. 말년의 세잔이 매일 앉아서 햇살을 즐기던 곳이었입니다.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