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 - 사세보

하늘 No.78 [연작] 1 5469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사세보 Photo-Image


[권진원]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 - 사세보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사세보 Photo-Image

* 내 안의 거울 1

나에게 사진은 거울과 같다.

싫든 좋든
원하든 원치 않든
나의 사진 속에
나의 마음이 담기게 된다.

그 사진들을 보면서
때론 행복하고
때론 슬프고
때론 싫으면서도
때론 즐겁고
때론 외로울 때가 있다.

나에게
거울 앞에 서서
그것을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낯설다.

- 2004 일본 사세보

- - -
* A mirror inside me 1

To me, photography is like a mirror.

Whether I like it or not, 
whether I want it or not, 
my heart is bound to be captured in my photographs.

Looking at those photographs, 
I feel sometimes happy, sometimes sad, sometimes hateful, sometimes pleasant, and sometimes lonely.

For me, it's always unfamiliar to stand in front of a mirror and look at it.

- 2004 in Sasebo, Japan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No.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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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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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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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B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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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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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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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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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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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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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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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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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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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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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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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1 * : ランドセル / 란도셀 책가방 / Ransel school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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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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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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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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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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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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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7 : 進入禁止 / 진입금지 / Do not 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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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8 * : 消火栓 / 소화전 / fire hyd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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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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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F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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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F2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사세보 Photo-Image

No. F3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사세보 Photo-Image

No. 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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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F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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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F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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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F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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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F8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사세보 Photo-Image


No. 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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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G2 *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사세보 Photo-Image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4.09.17 사세보, 일본 (Sasebo, Japan) Contax Aria Contax Carlzeiss T* Distagon 28mm f/2.8, Tessar 45mm f/2.8, Sonnar 180mm f/2.8, Vario-Sonnar 28-85mm f/3.3-4 Fuji X-TRA 400, Velvia 100 (RVP 100f), Kodak TMZ 3200 [Special Thanks] 커피님, 뷰렛님 : 즐거운 출사 여행이었습니다. SkyMoon.info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사세보 Photo-Image
[권진원] 거울에 비친 내 모습 (4.Difference) 내 안의 거울 (A mirror inside me) 1-사세보 Photo-Image https://youtu.be/A6tPRXQ_psM https://youtu.be/PfMiyHn6GD4
참 멀리도 왔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바라볼 시간도 없이 돌아보면 아쉬움뿐야 길은 멀어져 가도 내일은 다시 올 텐데 자꾸만 뒤돌아보며 두 손에 얼굴을 묻네 [- 또 이렇게 하루가 지나면 모두 사라질 것 같아 지나온 세월 못 다했던 사랑도 기억할 수가 없어 밀려오는 새벽에 서글픈 마음 달래며 기울이는 술 몇 잔에 두 눈이 뜨거워지네 -] [- -] - 작사 : 유기환 - 작곡 : 권진원

https://skymoon.info/a/PhotoEssay/78  

어지러진 발자국이 새겨진 보도(步道) 블록 사이에 작은 민들레 꽃 바로 그것일까? [하늘-사람들 I (길위에서)]
  1 Comments
하늘 02.22 14:11  
Giampiero Portone
Stupende
굉장히 멋져

Chie Kawasaki
얼마 전 당신의 사진을 보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은, 사진은 찍는 사람의 내면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사진은 찍는 사람의 내면을 반영하는 것 같아요. 그것은 매우 풍부한 것입니다.

Sky Moon
Chie Kawasaki : 치에 선생님의 전적으로 의견에 동의 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고민은 담고 싶지 않은 저의 내면도 사진에 담기는 것입니다. ^^;
때론 아주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고 싶지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지만 선생님 덕분에 봄의 꽃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Ana Neves
Beautiful pictures

Andrei Parfeniuk


Andrei Parfeniuk
감사합니다. 저희는 여러분의 새로운 사진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Chupi Chupi
Wow sehr schöne aufnahmen hast du da gemacht
Liebe Grüße
와~ 사진 정말 잘 찍으셨네요
잘 지내세요

Pedro Bernal
Super

Gustavo Burgos
Bellos espejos...
아름다운 거울들...

Gerhard Weiß
Well seen and photographed !
멋진 시선과 포착 !

---
Ana Neves
Beautiful pictures

Gustavo Burgos
Espejos e interior.bellas fotos.
거울과 인테리어. 아름다운 사진.

Chie Kawasaki
사진은 당신의 풍부한 마음 그 자체. 매우 몰입하게 됩니다.

Sky Moon
해외 사진을 촬영해서 그 나라의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페이스북에 올리려니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여행자로서, 그저 풍경을 바라보는 제 마음을 남기려 촬영하다보니 실제 환경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 주시길 바랍니다.

Henri Brauner
Fine pictures !

Chupi Chupi
Wieder eine schöne Serie
또 다른 좋은 시리즈

Endla Holm
Interesting post !

Елена Быков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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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ja Doe
beautiful capture

Mini Cellist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SkyMoon
Mini Cellist : 얼마전 일본 출사 다녀오신 분 사진을 봤는데 아직도 공중 전화기가 남아 있나봐요. ^^
우리나라에선 찾기 힘든 사물이 되었네요. ㅋㅎ~

Domenico Mazzaglia
Beauti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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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Cellist
우리네 희로애락

Sky Moon
Mini Cellist : 한참 옛날 사진인데 갑자기 생각나서 정리해 본 앨범이었습니다.
정리하며 회상해보니 저때는 제 머리속이 참 복잡했었나 봅니다. ;;

Елена Быкова
Интересные фото!
흥미로운 사진!

Ana Neves
Beautiful pictures

Chie Kawasaki
이 사진들은 일본에서 촬영한 사진인가요?
일본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사진들은 모두 매우 매력적입니다. 당신의 내면이 담겨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센스가 대단하네요! 저는 프로페셔널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도 사진도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잖아요. 가끔은 그게 힘들 때도 있지만........

Sky Moon
Chie Kawasaki : 네, 20년 전 일본에서 촬영했던 사진들이었습니다.
치에 선생님 말씀처럼 기억을 회상하는 것은 즐거울 때도 힘들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저 사진들을 보니 "그때는 나에게 이런저런 생각들이 너무 많을 때였구나" 하는 혼잣말을 했습니다.
일본과는 가까운 거리여서 가끔씩 찾아갔었습니다.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가 많아 참 좋았었습니다.
유후인에 있던 어느 가정집 정원이 너무 잘 가꾸어져 있어 촬영했던 적이 있었는데 집주인분께 녹차를 대접받은 즐거운 기억이 납니다.

Donna St Pierre
Fantastic set of thought-provoking images and wise words accompanying them Sky! Beautiful work my friend ️

정남선
복된 설 명절 보내세요

---
Mini Cellist
즐겁고~

Sky Moon
Mini Cellist : 맛있게 ~

Peter Hautzinger
Cool colours
멋진 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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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Cellist
외롭고

Sky Moon
Mini Cellist : 저 나방은 빛이 필요했을까? 따뜻함이 필요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
Endla Holm
Superbe! Happy Sunday!

Ana Neves
Beautiful pictures

Marija Doe
yes, it makes one think what/who do we see....; beautiful photos!

Chie Kawasaki
당신의 눈빛(사진)으로 일본을 보면 신기하게 느껴진다. 언젠가 나라에 오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어떤 사진을 찍는지... 정말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도 당신은 프로 사진작가군요! 당신의 감각을 사랑합니다.

Sky Moon
Chie Kawasaki : 해외 사진을 촬영할 때, 며칠 머물다 가는 여행자로서 그곳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들은 그저 여행자가 본 단편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나라의 분위기를 이해하기보다는 낯선 풍경에 대한 인상을 담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촬영시간은 아침의 등교나 출근시간이었습니다. 그 도시의 고요하고 깔끔한 모습과 사람들의 발걸음이 참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Pedro Bernal


Chupi Chupi
Mal wieder schöne Bildern gemacht
아름다운 사진을 다시 만들었다

---
Елена Быкова
Отличная работа!
수고했어요!

Marija Doe
beautiful emotional photos and text!

Endla Holm
Wonderful album

Domenico Mazzaglia
Beautiful

Ana Neves
I love it's pictures

Donna St Pierre
Beautiful set of street photography images Sky... made even more thought-provoking by your lovely words my friend

Pedro Bernal


Giampiero Portone
Bravissimo wow
아주 좋아요 와우

Barbara Irena


Mini Cellist
희로애락 총망라^^

Sky Moon
Mini Cellist : 아마도 처음으로 사진 친구들과 함께 한 해외 출사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혼자 여행 중 사진을 촬영한 적은 많았지만 사진만을 위한 그룹 여행은 처음이라 이래저래 추억이 많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사진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미니 첼리스트님 덕분에 멋진 전시회, 행사들을 접할 수 있어 항상 고마운 마음입니다.

Chie Kawasaki
일본에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촬영한 사진이라고 생각하니 더욱더 감칠맛이 난다.
사진은 찍는 사람의 내면을 어떤 의미에서 투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Sky Moon
Chie Kawasaki : 선생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아마도 처음으로 사진 친구들과 함께 한 해외 여행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본의 작은 마을이나 골목을 가고 싶었는데 길을 잃거나 교통 문제로 마음껏 촬영하지 못해서 아쉬웠었습니다.
그래도 매력적인 장소와 분위기가 많아서 참 좋았습니다.
이번에 선생님이 올려주신 빛의 보케사진은 정말 매력적이어서 한참을 보았습니다.
質問:[Chie]を[千恵]と書くのが正しいですか? ^^;

Chie Kawasaki
Sky Moon : 가능하다면 나라에 와보시면 어떨까.... 일본에서 가장 역사적으로 한반도와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지금은 엔저로 인해 일본에 오는 외국인이 굉장히 많은데, 8년 전에 FB 친구인 대만인을 나라에서 하루 정도 안내한 적이 있다. (나라=나라라는 단어도 도래인이 가져온 오래된 단어입니다.) 게스트 하우스도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번화가라면 옆 동네인 오사카가 당신의 사진에 더 매력적일 수도 있다. 오사카도 '텐노우지(Ten-nouji)' 주변은 흥미로운 장소입니다.
[千枝]=[Chie]is correct. ️

Sky Moon
Chie Kawasaki : 나라시는 간사이 지역의 유서 깊은 세 도시 (교토, 오사카, 나라)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벚꽃과 온천을 위한 일본 여행(유후인, 쿠로카와)을 갔다가 그 해 벚꽃이 일찍 져서 아쉬웠었습니다. (온천과 풍광은 너무 좋았었습니다)
나라시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너무 멋진 도시네요.
치에 선생님 덕분에 다음 일본 여행에 좋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왕성철
추운겨울 따뜻한 물한잔마시면서
Sky Moon 님의 이야기를 바라봅니다.
당시의 사진이야기는 행복입니다.

Sky Moon
왕성철 : 푸근한 마음으로 봐 주시는 시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난 시간들을 원할 때마다 볼 수 있는 것이 사진을 하는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Chupi Chupi
J'adore
너무 좋아

장기면 바위섬의 일출 (Essay)

5,314  198 
48시간의 하드코어 출사 출사 전날 대구는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이런 날 출사라니.. 그것도 일출 촬영이라니... 하지만 무대포 정신으로 무장한 우리들은 48시간의 하드코어 출사를 강행군 하기로 했다. 며칠전 어렵사리 섭외해 둔 알려지지 않은 일출 촬영 포인트를 찾아 갔다. 어디서 촬영할 것인가 고민하며 위치를 찾는 중 아뿔사.. 해가 어디서 뜨는지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는다. 가면서 인터넷으로 태양 일출각은 메모해 두었는데 정작 각도를 젤 수 있는 나침반이 없다. 나침반.. 나침반.. 혼자말을 되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는 나침반이 생길리 만무하다. 동네 어르신께 해가 어디서 뜨는지 물어보니 해야 저기 동쪽바다에서 뜨지.. 하면서 이상한 사람들 다 본다는 눈치를 보내신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일단 숙소로 향했다. 아침 5시 출사지로 향했다. 다이나믹한 구름들의 모습을 보며 오늘 일출은 심상치 않을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일출전 여명도 그럴듯 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이쪽인가.. 저쪽인가.. 이리 저리 바삐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해는 서서히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 순간이지만 아.. 하는 감탄사를 내 뱉었다. 바위틈으로 살짝 비치는 일출과 바위섬 건너편에서 그물을 던지는 어부 아저씨가 눈에 띄였다. 사람이 자연속에 있어 풍경으로 보일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어느 분의 말씀이 문득

여행을 마치며 1 (캄보디아,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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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며 1 (캄보디아, 베트남) 유난히 매서웠던 이번 겨울에 TV 광고에 마음이 혹해서 무작정 떠난 여름으로의 여행... 영하 2도의 한국을 떠나 섭씨 39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의 캄보디아를 지나 서늘한 가을 날씨의 베트남 하롱베이까지 여름옷도 겨울옷도 아닌 어정쩡한 차림으로 다녔다. 풍경들을 만나고 사람들을 보면서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아직 마르지 않은 눅눅한 한 장의 노란 수건이었다. 그 곁에 소박하기 이를데 없는 몇몇의 옷가지들이 널린 빨랫줄 앞에서 나는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하롱베이의 겨울은 우리나라처럼 매섭진 않지만 내내 비가 오고 안개가 끼는 습한 기후였다. 한국의 10월 하순쯤 되는 온도에서 이런 습기는 금새 온몸을 식게 만들기 마련이다. 이런 날씨에 난방도, 전기도 제대로 없는 물 위의 판자집에서 겨울을 나는 사람들의 옷가지가 겨우 이것뿐이라니... 새롭게 페인트 칠한 판자 벽과 서로 붙어 있는 두 개의 하트를 그려둔 이 집은 신혼 살림을 막 시작한 집이었다. 수건 한 장 보송한 것 쓰기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그들의 신혼은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캄보디아에서부터 쌓였던 어떤 감정들이 이 의미 없어 보이는 수건 한 장에 마음 깊은 곳의 울림을 느꼈다. ---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뒤돌아 서는 것이었다. 그저 가을날씨로만 느끼는 나는 이들의 겨울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무언가를 만나

곰배령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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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가는 자(者)와 남은 자(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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