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秘密) (변산반도 3부)

하늘 No.55 [연작] 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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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Darling] Minor Blue  


비밀 (秘密) (변산반도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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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메꽃 - 송수권
- 수저통에 비치는 저녁 노을, 시와 시학사 -

채석강에 와서 세월따라 살며
좋은 그리움 하나는 늘 숨겨놓고 살지
수평선 위에 눈썹같이 걸리는 희미한 낮달 하나
어느 날은 떴다 지다 말다가
이승의 꿈 속에서 피었다 지듯이
평생 사무친 그리움 하나는
바람 파도 끝머리 숨겨놓고 살지

때로는 모래밭에 나와
네 이름 목터지게 부르다
빼마른 줄기 끝 갯메꽃 한 송이로 피어
딸랑딸랑 서러운 종 줄을 흔들기도 하지

어느 날 빈 자리
너도 와서 한번 목터지게 불러 봐,
내가 꾸다꾸다 못 다 꾼 꿈
이 바닷가 썩돌 밑을 파 봐.
거기 해묵은 얼레달 하나 들어 있을 거야
부디 너도 좋은 그리움 하나
거기 묻어놓고 가기를.....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채석강--

No. E1 - 헤아릴 수 없는 긴 세월의 켜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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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2 - 내 비밀 하나를 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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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3 - 때가 되면 나조차도 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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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4 - 이 바위들은 언제까지나 그것을 간직해 줄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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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5 - 나는 속삭이듯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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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6 - 누구도 알기를 원치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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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7 - 언제나 침묵을 지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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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8 - 이곳에서야 고백을 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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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9 - 때론 살아있음이 너무 길다 느껴질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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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10 - 다시금 이곳을 회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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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11 - 바람과 물과 그리고 파도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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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12 - 묻혀버리지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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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13 - 나의 고백들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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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E14 -시간속에 숨겨둔 내 마음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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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2.12.21, 12.22
변산반도 동지 일몰 촬영

Contax AX
CarlZeiss T* Distagon 35/1.4, Planar 85/1.4, Sonnar 180/2.8, Tele-Tessar 300/4
Contax T3
CarlZeiss T* Sonnar 35/2.8
Ricoh R1s
Ricoh MC 30/3.5, 24/8
Kodak MAX 400, T400CN
Fuji Reala 100, Superia 100
Ilford FP4 plus 125

[Special Thanks]
커피님, 류비아님, 홍가이님, 야이야님과 함께
유라파파님 : 좋은 여행 정보를 얻었습니다.
류비아님 : 먼 거리를 내내 운전해 주셨습니다.
automast님 : 주말에 쉽지 않은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관련 연작]
해후 (邂逅) (변산반도 1부)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변산반도 2부)
비밀 (秘密) (변산반도 3부)
일출과 일물 (변산반도 4부)

 SkyMoon.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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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Darling] Minor Blue (Journal Octo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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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igsyN0YQVA
https://youtu.be/NjY0LFex6j4

https://skymoon.info/a/PhotoEssay/55  

스스로를 던지는 선택의 순간, 처음 던져진 자리를 벗어난 것이며 그것으로 의미는 이루어진 것이지. 의미는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네 [하늘-대화 3 (선택의 의미)]

장기면 바위섬의 일출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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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의 하드코어 출사 출사 전날 대구는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이런 날 출사라니.. 그것도 일출 촬영이라니... 하지만 무대포 정신으로 무장한 우리들은 48시간의 하드코어 출사를 강행군 하기로 했다. 며칠전 어렵사리 섭외해 둔 알려지지 않은 일출 촬영 포인트를 찾아 갔다. 어디서 촬영할 것인가 고민하며 위치를 찾는 중 아뿔사.. 해가 어디서 뜨는지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는다. 가면서 인터넷으로 태양 일출각은 메모해 두었는데 정작 각도를 젤 수 있는 나침반이 없다. 나침반.. 나침반.. 혼자말을 되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는 나침반이 생길리 만무하다. 동네 어르신께 해가 어디서 뜨는지 물어보니 해야 저기 동쪽바다에서 뜨지.. 하면서 이상한 사람들 다 본다는 눈치를 보내신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일단 숙소로 향했다. 아침 5시 출사지로 향했다. 다이나믹한 구름들의 모습을 보며 오늘 일출은 심상치 않을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일출전 여명도 그럴듯 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이쪽인가.. 저쪽인가.. 이리 저리 바삐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해는 서서히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 순간이지만 아.. 하는 감탄사를 내 뱉었다. 바위틈으로 살짝 비치는 일출과 바위섬 건너편에서 그물을 던지는 어부 아저씨가 눈에 띄였다. 사람이 자연속에 있어 풍경으로 보일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어느 분의 말씀이 문득

여행을 마치며 1 (캄보디아,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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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며 1 (캄보디아, 베트남) 유난히 매서웠던 이번 겨울에 TV 광고에 마음이 혹해서 무작정 떠난 여름으로의 여행... 영하 2도의 한국을 떠나 섭씨 39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의 캄보디아를 지나 서늘한 가을 날씨의 베트남 하롱베이까지 여름옷도 겨울옷도 아닌 어정쩡한 차림으로 다녔다. 풍경들을 만나고 사람들을 보면서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아직 마르지 않은 눅눅한 한 장의 노란 수건이었다. 그 곁에 소박하기 이를데 없는 몇몇의 옷가지들이 널린 빨랫줄 앞에서 나는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하롱베이의 겨울은 우리나라처럼 매섭진 않지만 내내 비가 오고 안개가 끼는 습한 기후였다. 한국의 10월 하순쯤 되는 온도에서 이런 습기는 금새 온몸을 식게 만들기 마련이다. 이런 날씨에 난방도, 전기도 제대로 없는 물 위의 판자집에서 겨울을 나는 사람들의 옷가지가 겨우 이것뿐이라니... 새롭게 페인트 칠한 판자 벽과 서로 붙어 있는 두 개의 하트를 그려둔 이 집은 신혼 살림을 막 시작한 집이었다. 수건 한 장 보송한 것 쓰기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그들의 신혼은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캄보디아에서부터 쌓였던 어떤 감정들이 이 의미 없어 보이는 수건 한 장에 마음 깊은 곳의 울림을 느꼈다. ---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뒤돌아 서는 것이었다. 그저 가을날씨로만 느끼는 나는 이들의 겨울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무언가를 만나

곰배령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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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가는 자(者)와 남은 자(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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