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 / 리투아니아

하늘 No.210 [연작] 2 5221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Stuttgart CO] Bach - Goldberg Variation XIII (soli) - BWV 988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 /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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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마치며 2

그저 떠나는 것을 여행이라 할 수는 없다.

일상과 삶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되었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이별이라 불리워져야 할 것이다.

여행이란 말이 돌아오는 길에 놓인,
많은 그것을 의미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여정의 목적지는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 - -
* Closing the journey 2 Just departing could not be called a journey. If it was completely separated from daily and whole life, it should be called a farewell not a journey. The word "journey" may have meant many things that lie ahead on the way back. The destination of my journeys was always myself.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No. A1 * [info]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A2 [info]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A3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A4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A5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B1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B2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B3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B4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C1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C2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C3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C4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C5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D1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No. D2 * [info]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계속 수백 킬로씩 달려오다 보니 많이 지쳐서 작은 카메라 두 대만 들고 다녔습니다. 사진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마음속으로 이번 여행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6.05.12 Vilnius, Lietuva 리투아니아, 빌뉴스 빌뉴스 구시가지, 유대인 옛마을
No. A1 : 발 앞에 황소를 둔 사도 누가 / Apostle Luke with a bull at his feet / Apaštalas Lukas su jaučiu prie kojų - Author : Jodkovska [Vilnius Cathedral] No. A2 : 빌뉴스 성 오나 성당 / Vilnius St. Anne's church / Vilniaus Šv. Onos bažnyčia [infol] No. D2 : 빌뉴스 대성당 종탑 / Bell Tower of Vilnius Cathedral [info] - Vilnius Cathedral Square
Leica Minilux DB Exclusive Leica Summarit 40mm f/2.4 Fuji NPS 160, Fuji AutoAuto 400 Ricoh GR21 Ricoh 21mm f/3.5 Kodak T400CN [Special Thanks] GPGP : 긴 여정이었지만 행복한 출사 여행이었습니다. SkyMoon.info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Stuttgart CO] Bach - Goldberg Variation XIII (soli) - BWV 988 여행을 마치며 (Closing the journey) 2_리투아니아 Photo-Image https://youtu.be/QGd81cE5yLU?t=1527 [David Fray] Bach - Goldberg Variations 13 - BWV 988 https://youtu.be/a75XUxAAeuI [Víkingur Ólafsson] Bach - Goldberg Variations 13 - BWV 988 https://youtu.be/6GSZkWd2vYg

https://skymoon.info/a/PhotoEssay/210  

발자국이 질펀히 어지러 진 보도(步道), 벤취, 그 가을의 바람, 나비가 된 눈 [하늘-데미안을 읽고서]
  2 Comments
하늘 2018.09.03 03:10  
카프
사진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유럽의 작은 도시를 가다가 보면 이처럼 바쁘지도 않고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느껴지는 분위기들이 생각납니다. 사진을 참 잘 찍었습니다. 나도 빨리 사진촬영 연습을 많이 해서 하늘님처럼 좋은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빅셀먼
하늘님 뵙고 소주 일 잔 기울이고 싶단 생각이 확 드는 건 왜일까여...^^

조떡
잘 봤습니다

초보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분위기가 좋네요 ㅋ

성희
잘 보고 갑니다 ~^^

쿠로다이
잘 봤습니다.
하늘 05.15 06:59  
Ana Neves
Beautiful pictures

Sonia Tessarolo Rubin
Bellissime!
아름다워!

Barbara Irena
Fascino..great story ..beautiful
Bravo Sky Moon !!
매력적인... 멋진 이야기 .. 아름다워
브라보

Domenico Mazzaglia
Beautiful

Chie Kawasaki
유럽의 오랜 역사의 시간과 여행자인 당신의 시간이 살짝 겹치는 순간... 그 순간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롭고, 나는 그 순간을 이미지를 통해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Sky Moon - Chie Kawasaki
旅行の後半部になると体力が落ちて休み休み撮影したりします。
後で戻ってみると、そのように撮影した写真がもっと淡白で欲が少ないという感じを受けました。
私はただの旅行者なのであまり深く見ようとせずに淡々と眺めて欲しいですが、それが容易ではないことのようで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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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wards the end of the trip, my stamina runs low so I take it easy and easy.
When I came back later, I felt that the photos I had taken that way were cleaner and less greedy.
Since I am just a traveler, I try to look calmly without trying to look too deeply, but it seems that it is not e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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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반부가 되면 체력이 떨어져 쉬엄 쉬엄 촬영하곤 합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보니 그렇게 촬영했던 사진이 더 담백하고 욕심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저 여행자이니 너무 깊이 보려하지 말고 담담히 바라봤으면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Endla Holm
Awesome album!

Chupi Chupi
Mega schönes schwarz weiß Serie
괴장히 멋진 흑백 시리즈

Mario Falcetti
awesome


Giampiero Portone
Stupende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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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pi Chupi
Interessantes Bild
흥미로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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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오늘 수업때 말씀하신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네요.
작품 한점한점 감상하며 복습해봅니다.

Sky Moon - 윤슬
기본적으로 자주 쓰는 방식이긴 하지만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니 그냥 참고로만 염두에 두심 될 것 같아요. (피곤하거나 여유가 없을 때 에너지를 아끼려고 사용하곤 합니다. - 여행 마지막 날이었거든요. 에거.. ㅋㅋ ^^;)

Ana Neves
So beautiful

Giampiero Portone
Molto bene
아주 좋아요

Donna St Pierre
Beautiful set of photos Sky!  Looks like a lovely place to walk about…. Have a lovely day my dear friend! ️

Endla Holm
Avesome place and photos!

Chie Kawasaki
화면에서 전해지는 고요함. 여행의 끝을 예감한다. 얼마나 깔끔하고 인상적인 화면 구성일까요 ・・・・ 그리고 또 다른 다음 여행에 대한 예감을 느끼게 하는 4 번째 이미지.

Sky Moon - Chie Kawasaki
撮影中、スケジュールの終盤で体力が落ちる時があります。
そんな時に撮影したほとんどの写真は質が落ちるが、一方ではそんな時に撮影した写真からさらに中立的な感じを受ける時もありました。
多分欲を込める力がなくてそうだったようです。 そんな経験が私に反省の機会をくれたりし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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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ing photographing, there are times when I run out of stamina at the end of the schedule.
Most of the photos taken at such times are of poor quality, but there were also times when I felt a more neutral feeling in the photos taken at such times.
Maybe it's because I didn't have the energy for my greed. Such experiences often give me opportunities to refl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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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중, 스케줄 막바지에 체력이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촬영한 대부분의 사진들은 질이 떨어지는데 한편으로는 그럴 때 촬영했던 사진들에서 더 중립적인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습니다.
아마 욕심을 담을 힘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제게 반성의 기회를 주곤 합니다.

Chupi Chupi
Schöne Bildern
아름다운 사진

Mini Cel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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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Cellist
자신의 모습을 잘 찾고 오셨나요~~^^

Sky Moon - Mini Cellist
에고~ ^^ 말씀처럼 그러면 좋겠지만 그냥 제 바람에 그치는 것 같습니다.
글은 과거형이지만 실제 제게는 미래형인 셈입니다.
"그래야겠다" 혹은 "그랬으면 좋겠다" 는 마음으로 적은 내용이었습니다. ^^;;
"해야겠다" 는 정도에서만 머무르니 내심 부끄럽지만 이미지 트레이닝 삼아 과거처럼 생각하곤 합니다.
요즘은 고개만 돌리면 일주일이 휙휙 지나는 것 같아요.
미니 첼리스트님도 많이 바쁘실 것 같은데 항상 건강 유의하세요.
행복한 일상을 지내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Mini Cellist
Sky Moon 네.작가님
작가님을 보면 늘 저를 보는거같다고 느끼는건 왜일까요?
다른사림들한테 말은 안하지만, 평소 생각하고 느끼는것을 작가님 글, 사진을 통해서 보는 거같아요~

Sky Moon - Mini Cellist
함께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니첼리스트님의 프로필에서 좋아하시는 작품 소개와 사람들과 만남의 장면을 보면서 저도 즐거운 감정을 느끼는 것을 보면 조금은 비슷한 취향이어서 그런가 하는 짐작을 해 봅니다.
한편으론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 바람은 비슷한데 다만 표현하는 방법이 다를 뿐인 것인가 라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시간과 거리에 관계없이 마음을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소중한 일인것 같습니다.
직접 뵙진 못했지만 미니첼리니스트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Ana Neves
Beautiful pictures

Endla Holm
Stairs in heaven!! Wonderful photos!

Chupi Chupi
Sehr schöne Momentaufnahme
아주 좋은 스냅샷

Gustavo Burgos
Si se hace el CAMINO siempre hacia si mismo. bellas palabras. bellas fotos.
당신이 길을 만들면 항상 당신 자신에게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말. 아름다운 사진들.

Sky Moon - Gustavo Burgos
Yes, you're right. I think the process of living is to connect things in the world to my inner self.
Sometimes, I think it would be better to be able to find and look at the world inside of me.
It won't be easy, but I hope 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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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는 말씀입니다. 저는 세상의 것들을 나의 내면과 연결하는 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가끔, 내 속에서 세상을 찾고 바라볼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쉽진 않겠지만 그러기를 바라곤 합니다.

Chie Kawasaki
사이트를 통해 당신의 사진을 뵙게 되었는데, 아마추어인 제가 말하기도 부끄럽지만, 정말 좋은 사진입니다. 카메라의 기능을 제대로 살린, 뛰어난 감각을 가진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무심한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자연스러운 표정을 찍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당신의 사진을 동경합니다.

Sky Moon - Chie Kawasaki
褒めすぎです。
私はただ写真と散歩が好きな人です。
写真に対してそれなりにあれこれ工夫をしますが、まだまだ先は遠いようです。
散歩がそうであるように、私はどこかその道を行く過程が好きで楽しんでいるようです。
楽しもうとしたことなので楽しければ満足です。
暖かい視線で私の写真を見てくださって深く感謝いたします。
いつも美しい風景が千枝先生と一緒になることを祈り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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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s too much praise.
I'm just a person who likes photography and walking.
I'm thinking about various things about photography, but it seems like there's still a long way to go.
Just like taking a walk, I like and enjoy the process of going somewhere.
It's something I did to have fun, so if it's fun, I'm satisfied.
Thank you so much for looking at my photos with warm eyes.
I hope that beautiful scenery will always be with Chie sens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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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찬이세요.
저는 그저 사진과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사진에 대해 나름 이런 저런 궁리를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산책이 그런 것처럼, 저는 어딘가 그 길을 가는 과정이 좋아하고 즐기는 것 같습니다.
즐겁자고 한 일이니 즐거우면 만족합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제 사진을 봐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아름다운 풍경이 치에선생님과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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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la Holm
Beautiful narrow streets, remind Tallinn !
아름다운 골목길, 탈린이 떠올라 !

Giampiero Portone
Meravigliose posti interessanti wow
멋지고 흥미로운 장소들 와우

장기면 바위섬의 일출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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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시간의 하드코어 출사 출사 전날 대구는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이런 날 출사라니.. 그것도 일출 촬영이라니... 하지만 무대포 정신으로 무장한 우리들은 48시간의 하드코어 출사를 강행군 하기로 했다. 며칠전 어렵사리 섭외해 둔 알려지지 않은 일출 촬영 포인트를 찾아 갔다. 어디서 촬영할 것인가 고민하며 위치를 찾는 중 아뿔사.. 해가 어디서 뜨는지 정확히 파악이 되지 않는다. 가면서 인터넷으로 태양 일출각은 메모해 두었는데 정작 각도를 젤 수 있는 나침반이 없다. 나침반.. 나침반.. 혼자말을 되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없는 나침반이 생길리 만무하다. 동네 어르신께 해가 어디서 뜨는지 물어보니 해야 저기 동쪽바다에서 뜨지.. 하면서 이상한 사람들 다 본다는 눈치를 보내신다. 어떻게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일단 숙소로 향했다. 아침 5시 출사지로 향했다. 다이나믹한 구름들의 모습을 보며 오늘 일출은 심상치 않을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일출전 여명도 그럴듯 하게 그려지고 있었다. 이쪽인가.. 저쪽인가.. 이리 저리 바삐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해는 서서히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 순간이지만 아.. 하는 감탄사를 내 뱉었다. 바위틈으로 살짝 비치는 일출과 바위섬 건너편에서 그물을 던지는 어부 아저씨가 눈에 띄였다. 사람이 자연속에 있어 풍경으로 보일때가 가장 아름답다는 어느 분의 말씀이 문득

여행을 마치며 1 (캄보디아,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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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마치며 1 (캄보디아, 베트남) 유난히 매서웠던 이번 겨울에 TV 광고에 마음이 혹해서 무작정 떠난 여름으로의 여행... 영하 2도의 한국을 떠나 섭씨 39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의 캄보디아를 지나 서늘한 가을 날씨의 베트남 하롱베이까지 여름옷도 겨울옷도 아닌 어정쩡한 차림으로 다녔다. 풍경들을 만나고 사람들을 보면서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아직 마르지 않은 눅눅한 한 장의 노란 수건이었다. 그 곁에 소박하기 이를데 없는 몇몇의 옷가지들이 널린 빨랫줄 앞에서 나는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하롱베이의 겨울은 우리나라처럼 매섭진 않지만 내내 비가 오고 안개가 끼는 습한 기후였다. 한국의 10월 하순쯤 되는 온도에서 이런 습기는 금새 온몸을 식게 만들기 마련이다. 이런 날씨에 난방도, 전기도 제대로 없는 물 위의 판자집에서 겨울을 나는 사람들의 옷가지가 겨우 이것뿐이라니... 새롭게 페인트 칠한 판자 벽과 서로 붙어 있는 두 개의 하트를 그려둔 이 집은 신혼 살림을 막 시작한 집이었다. 수건 한 장 보송한 것 쓰기 어려운 생활속에서도 그들의 신혼은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캄보디아에서부터 쌓였던 어떤 감정들이 이 의미 없어 보이는 수건 한 장에 마음 깊은 곳의 울림을 느꼈다. ---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뒤돌아 서는 것이었다. 그저 가을날씨로만 느끼는 나는 이들의 겨울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무언가를 만나

곰배령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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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가는 자(者)와 남은 자(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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