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가을 편지

하늘 No.191 [문학] 7035

가을 편지 - 김진경


1

지상에 태어나 있는 것이 슬픔으로 다가올때 하늘을 봅니다. 파란 하늘에선 맑은 현들이 무수히 소리를 내고 소리의 끝을 따라가노라면 문득 그대에게 이릅니다.누구인지 알 수 없는 그대여, 그대의 빈자리가 오늘따라 저리도 환한 것이 내 슬픔의 이유인지요. 환하게 빛나는 그대의 빈자리 위로 나는 내 슬픔의 새떼를 날려보냅니다. 소란스레 하늘로 퍼져가는 새떼들이 멀리 잠들어 있는 그대를 깨울지도 모르겠습니다.


2

흔들리는 갈대 사이로 점점이 흩어지는 내 슬픔의 새떼를 보는 것이 그대의 아침이었으면 좋겠습니다.동터오는 노을을 보며 엷은 미소라도 지으십시오. 소란스레 하늘로 퍼져가는 새떼들은 이미 슬픔을 알지 못합니다.새떼들은 환하게 빛나는 그대의 빈자리를 지나며 뜨겁게 파고드는 파편과도 같습니다. 그것이 새떼들이 날아가 박히는 하늘이 붉게 물드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동터오는 노을을 보며 엷은 미소라도 지으십시오.그것이 삶의 이유일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슬픔의 힘, 문학동네시집 40, 문학동네 -

https://heisme.skymoon.info/article/SuggInfo/191  

여름의 산들 바람은 매우 시원합니다. 그것을 자신만의 것으로 갖기 위해 깡통안에 넣으려 한다면, 산들 바람은 죽을 것입니다 [탁낫한-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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