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여행 일기

하늘 No.344 [Essay] 3503
프라하 여행 일기


프라하에서 첫 날
어제 600 KM 를 육로로 달려서 이 곳까지 왔다.
나에게 프라하는 어떤 의미인지 나는 모른다.
아침은 언제나 다른 느낌이지만 오늘의 아침은 나에게 자유와 속박으로 다가온다.
살아 있다는 것.
어쩌면 그 자체가 이미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대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곳으로 가는 길
아직 피곤에 지친 몸이지만 차가운 새벽 공기는 신선함을 준다.
입김이 하얗게 나오지만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공원을 들어서서도 한참을 위로 걸어 갔다.
마침내 다다른 곳은 도시 전체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이는 곳
나는 그 곳에서 시간을 보았다.

과거로 가는 문
잊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잊는다는 것...
또는 잊지 못한다는 것..
망각에 대한 단어들은 사소한 몇 음절의 차이로도
너무나 큰 의미들이 변한다.

그리고 문
이제 시간이 제법 흐른듯 하다.
새벽의 찬 공기들이 습기를 머금기 시작했다.
두 개의 첨탑... 두 개의 문...
그리고 두 개의 기억들...

시간
이 곳에서는 많은 잃어버린 시간들이 있다.
그리고 차마 버리지 못하는 시간들도 있다.
잊지 못한다는 것은 잊혀지는 것만큼이나 슬픈 일이다.

만남
처음으로 온 이 곳.. 하지만 나는 5년전에 이 곳을 보았다.
하지만 이 곳을 지나치고 난 이후에야 그것을 깨달았다.
의식 하지 못하고 이 곳을 지나쳤건만
나는 이 곳에서 한 걸음도 옮기지 못하고 30장이 넘는 같은 사진들을 찍었다.

헤어짐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쩌면 우연찮게 보도블럭에 난 작은 생채기처럼 그저 그런 일일 뿐인지도...
내가 이 세상에 많은 의미를 남기지 않고 바람처럼 가볍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은 작은 자유 하나를 얻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귀천(歸天)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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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여행 일기 Photo-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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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흔들리거나 기울어지지 않은 곳에 가만히 둔다. 마음은 그 이름처럼 마음대로 서서히 흘러 간다. 그렇게 흘러 갈 방향과 지나간 흔적을 생각이라 이름 짓기로 한다 [하늘-마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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