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덕동 133번지

하늘 No.18 [Essay] 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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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덕동 133번지

우산을 잃어 버렸다.

소나기처럼 갑작스레 내리는 장맛비에
투덜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일단은 거친 비라도 피하려고 길거리의 작은 LP바에 들어섰다.

옷에 묻은 물기를 털고 자리에 앉아서 위스키 한 잔을 주문했다.
이 곳 사장님은 추울 거라며 보드카 한 잔을 더 내놓으셨다.

사장님은 이 집에 단골이었다가
직장을 정리하고 직접 인수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한다.

나는 웃으며 좋으시겠다고 했다.
빗소리가 좋아서 입구의 문을 열어두겠다고 한다.
나는 좋다고 했다.

지나간 LP 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정전기 소리...
그리고 창 밖의 빗소리와 함께 한참을 그 곳에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 빗줄기가 잦아들기 시작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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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디에 있는 걸까? 천만 번 돌리다가 만 공중전화의 그 신호음 속에 숨어 있을까? 나의 참 모습은... [하늘-사람들 I (길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