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다

하늘 No.78 [Poem] 4914
흘러가다


바람이 부는 날이었습니다.

마음의 생채기는 단단한 껍질이 되어
깨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벗을 수도 없습니다.

슬픈 일은
그것이 슬프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겠지요.

인연도 사랑도
세상이 흘러가듯
흘러 가겠습니다.

머물러 있고 싶은 행복이나
서둘러 지나기를 바라는 아픔도
상관하지 않은 채
태초에 정해진 그만큼의 속도로 흘러갈 것입니다.

시간 위에
얹혀진 삶은
시간만큼
흘러갑니다.

나는
그것을 바라 봅니다.


연작 : 하루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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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다 Photo-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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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의 봄날 남자와 여자가 걷고 있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하루종일 걸어도 다리가 아프지 않아...' 여자는 생각했다. 남자는 또 이런 생각을 했다. '얘와 함께 있으면 길이 참 짧은 것 같아...' [하늘-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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