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 아버지 - 김현승

하늘 No.117 [Essay] 4009
아버지 - 김현승

TV 드라마 게임 {아버지} 중에서


바쁜 사람들이나
굳센 사람들이나
바람에 날리는 사람들이나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바깥은 요란해도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울타리가 된다.
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가르친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의 술잔 속에는
눈물이 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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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였는 것으로 기억한다. 아버지 라는 소제의 드라마게임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성우가 읽었던 시였는데 너무나 강렬한 인상이어서 그 다음날 수업시간에 기억을
되살리며 적었던 글이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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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시집 [절대 고독] 1970)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 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 아버지의 동포(同胞)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英雄)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던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 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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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프로그램에 마지막으로 자막으로 깔리며 지난간 시를 다시 기억해서 적을려하다보니 창작 아닌 창작이 되어 버린 글이다. 위의 김현승님의 시를 성우의 목소리로 들으며 느꼈던 감상에 가까운 글이라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https://SkyMoon.info/a/Poem/117  

바람 거친 이 세상을 만난 그대, 그대의 바람은 무엇인가요? 부귀와 영화를 누렸다면 그대의 바람을 이룬 것인지요? [하늘-바람 거친 이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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