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3 (선택의 의미)

하늘 No.294 [Essay] 3472
대화 3 (선택의 의미)

"자네는 최선을 다 했어. 그러니 괜찮네."
길현이 석파를 다독였다.

"최선이란 말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최선을 다한 후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 한다지만 정작 하늘은 관심도 없는 것 같습니다."
석파는 멍하니 허공에 눈을 두고 이야기 했다.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아무런 선택도 못하고, 아무것도 모른 채 세상에 던져지는 것이지."
길현의 말에 석파가 고개를 돌렸다.

"사람이란 존재는 애초에 그저 던져진 존재라 해야겠지."
지나치는 행인들을 보며 길현은 계속 이야기 했다.

"하지만 사람은 스스로를 던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지.
스스로를 던지길 선택한 사람이 하늘의 뜻이나 뭇사람들의 이야기가 무슨 상관이겠는가?
태어날 때 던져진 상태 그대로인 사람들은 그곳에서 움직이지 못하니, 온갖 의미를 가지고 와서 붙이려 하지만 의미 없는 짓이지."
길현은 한마디를 덛붙였다.

"스스로를 던지는 선택의 순간, 처음 던져진 자리를 벗어난 것이며 그것으로 의미는 이루어진 것이지.
의미는 결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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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신경림-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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