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곳에 들장미꽃이 있다.

하늘 No.309 [Poem] 5323
지금 이곳에 들장미꽃이 있다.


철거가 진행 중인
오래된 아파트가 있었다.

사람이 떠난
주차장 한 켠에서
지난 봄,
옆집 지붕을 훌쩍 넘기던 큰 벚꽃나무가
하얀 꽃잎을 눈처럼 나렸다.

공사는 계속 되었다.
구덩이가 사방에 패이고
나무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며
몇달이 지났다.

아무도 보지 않을
아파트 담벼락에서
며칠 전,
아직 남아 있는 들장미꽃이 활짝 피었다.

부드러운 봄바람이
나뭇잎을 살랑이는
지금 이곳,
맑은 햇살이
투명한 꽃잎을 비춘다.

가을이 되기 전에
모두 사라지겠지만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연작 : 산책길 감상
https://skymoon.info/a/PhotoEssay/399
지금 이곳에 들장미꽃이 있다.Photo-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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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은 많지만 그 뿌리는 하나, 햇빛 속에서 잎과 꽃들을 흔들며 내 청춘의 거짓된 날을 보냈다. 그것들이 시들어가는 이제서야 나는 진실에 다가선다 [예이츠-지혜는 시간과 함께 다가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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