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다

하늘 No.78 [Poem] 5662
흘러가다


바람이 부는 날이었습니다.

마음의 생채기는 단단한 껍질이 되어
깨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벗을 수도 없습니다.

슬픈 일은
그것이 슬프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겠지요.

인연도 사랑도
세상이 흘러가듯
흘러 가겠습니다.

머물러 있고 싶은 행복이나
서둘러 지나기를 바라는 아픔도
상관하지 않은 채
태초에 정해진 그만큼의 속도로 흘러갈 것입니다.

시간 위에
얹혀진 삶은
시간만큼
흘러갑니다.

나는
그것을 바라 봅니다.


연작 : 하루 II
https://skymoon.info/a/PhotoEssay/260
흘러가다 Photo-Image

https://SkyMoon.info/a/Poem/78  

낯선 길은 두려움이다. 인적이 없는 숲은 두려움과 동시에 외로움이다. 낮은 억새의 바람소리도 으르렁 거리는 신음소리처럼 들린다. 밝은 햇살은 조금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바람과 어른거리는 그림자 때문에 더욱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늘-숲 속에 들어서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