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보는 마음 3 (지난 가을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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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진 눈

감은 눈꺼풀에
눈동자를 그린다 해도
세상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눈을 뜨는 것이
눈을 그리는 것보다
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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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진 눈

감은 눈꺼풀에
눈동자를 그린다 해도
세상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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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진 눈

아무리 아름답게 꾸민
화장이라도
화장 아래 민낯을
세상이 보지 못하게 가리는 것 외에
변하는 것은 없다.

감은 눈꺼풀에
눈동자를 그린다 해도
세상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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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진 눈

아름답게 꾸민다는 것은
예쁘게 치장한 화장과 같다.

보기에 좋고
해가 되지 않겠지만
화장 아래 민낯을
세상이 보지 못하게 가리는 것 외에
변하는 것은 없다.

감은 눈꺼풀에
눈동자를 그린다 해도
세상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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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진 눈

아름다운 단어로만 꾸민 글은
예쁘게 치장한 화장과 같다.

보기는 좋겠지만
그것뿐이다.

화장 아래 민낯을
세상이 보지 못하게 가릴 뿐
변하는 것은 없다.

감은 눈꺼풀에
눈동자를 그린다 해도
세상이 보이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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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진 눈

아름다운 단어로 꾸민 시는
예쁘게 치장한 화장과 같다.

보기는 좋겠지만
그저 그것뿐이다.

화장 아래 맨 얼굴을
세상이 보지 못하게 가릴 뿐
변하는 것은 없다.

장님의 감은 눈꺼풀에
눈동자를 그린대도
그가 세상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어(詩語) 노트를
잠시 접어 두고
맨 눈으로 세상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