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하늘 No.163 [연작] 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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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t] Before it all ends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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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나는 맹장을 달고도 초식할 줄 모르는 부끄러운 동물이다 긴 설움을 잠으로 흐르는 구름 속을 서성이며 팔뚝 위로 정맥을 드러내고 흔들리는 영혼으로 살았다 빈 몸을 데리고 네 앞에 서면 네가 흔드는 손짓은 서러우리만치 푸른 신호 아아 밤을 지키며 토해낸 사랑이여 그것은 어둠을 떠받치고 날을 세운 그 아름다운 혼인 것이냐 이제는 부리를 내리리라 차라리 웃음을 울어야 하는 풀이 되어 부대끼며 살아보자 발을 얽고 흐느껴보자 맑은 날 바람이 불어 멍든 배를 쓸고 지나면 가슴을 울쿼 솟구친 네가 된 나의 노래는 떼지어 서걱이며 이리 저리 떠돌 것이다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No. A1 흔적 Photo-Image No. A2 * 흔적 Photo-Image No. B1 * 흔적 Photo-Image No. B2 흔적 Photo-Image No. B3 흔적 Photo-Image No. B4 흔적 Photo-Image No. B5 흔적 Photo-Image No. C1 흔적 Photo-Image No. C2 흔적 Photo-Image No. C3 흔적 Photo-Image No. C4 * 흔적 Photo-Image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3.09.11 경북 안동 와룡 Yashica T5D - With Super Scope (Waist level finder) Carlzeiss T* Tessar 35mm F3.5 Fuji Reala 100 [Special Thanks] 달룡님: 좋은 음악 감사 드립니다. SkyMoon.info 흔적 Photo-Image [Kent] Before it all ends (Isoa)

흔적 Photo-Image https://youtu.be/0EldSxPcqDo
Modern thoughts about each other Can't make you shine out any brighter Antique promises uncovered When we stop breathing for each other We're drained of our will Are you happy now? Are you happy now? Are you happy now? Is there still time before it all ends Finally I found the words to tell you I caught your hands under our table There's still time for us to grow up Closer to the sun before the summer slides to October Are you happy now? Are you happy now? Are you happy now? Is there still time before it all ends Empty gunshells in a park station The hollow ring of our growing impatience I knew you'd equal the occasion My hand in your hand while the others Are dragged in the flow Are you happy now? Are you happy now? Are you happy now? Is there still time before it all ends Are you happy now? Are you happy now? Are you happy now? Is there still time before it all ends

https://skymoon.info/a/PhotoEssay/163  

기억할 수 있고 내 가슴에 담길 수 있는 만남과 이별은 그것이 아프든 기쁘든 대단한 축복인 것이다 [하늘-체스키크룸로프의 작은 골목에서]

곰배령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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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