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일기

하늘 No.138 [연작] 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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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이젠 안녕  


어느 날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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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 서영석 길은 없다 그래서 꽃은 길 위에서 피지 않고 참된 나그네는 저물녘 길을 묻지 않는다. - 나는 거기에 없었다 [시와 시학사]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2002.07.02 명곡 뒷산 산책 Kodak Retina IIIc Schneider-Kreuznach Retina-Xenon C 50mm f/2.0 Kodak Supra 100 No. A1 밤새 내린 여름비의 향기를 맡으며 집을 나선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A2 길가의 흰 망초 꽃는 물기를 흠뻑 머금고 있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A3 젖은 산길을 천천히 걸어 가며 나는 이 촉촉한 공기에 행복해 한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A4 내가 행복함으로 꽃들도 행복해 함을 알 수 있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2002.07.11 고령에 낚시 구경 Nikon 35Ti Nikkor 35mm f/2.8 Kodak EPP 400 No. B1 계획 없이 무작정 나선 길에서 멋진 물과 산을 만났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B2 주인 없는 낚시찌가 춤을 춘다. 맘속으로 힘을 주며 혼자 흥미진진 했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낚시는 찌 보는 맛이 반이니 반은 낚시 한 셈이다.) 2002.07.12 지리산을 가는 길에서 Nikon 35Ti Nikkor 35mm f/2.8 Kodak EPP 400 No. C1 * 문답 모임 사전 답사 건으로 지리산으로 가는 중 산 안개를 보았다. 그리고 좋았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2002.08.25 가창에서 차량 정체 Nikon 35Ti Nikkor 35mm f/2.8 Fuji Realar 100 No. D1 한여름의 문답 모임을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차들이 꽉 막혔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D2 밤이 되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2002.08.28 대구 시내 야경 출사 Rollei QZ 35W Rollei S-Vario Apogon 28-60mm f/2.8-5.6 Kodak MAX 400 No. E1 밤에 시내 풍경을 촬영하면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E2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더 편하고 느긋히 움직인다. 그것은 표정과 몸짓으로 나타난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2002.09.07 감포 출사 갔다가 파도만 찍다 Rollei QZ 35W Rollei S-Vario Apogon 28-60mm f/2.8-5.6 Fuji Reala 100, Kodak MAX 400 No. F1 흐린데도 무작정 일출을 보러 감포로 갔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F2 그런데 폭풍주의보란다. 파도만 원 없이 보고 왔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F3 바다는 해가 없어도 여전히 넓고 푸르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Contax AX Polar 18-28mm f/4-4.5, Planar 85mm f/1.4 Kodak Gold 200, Agfa Vista 200 No. G1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G2 발 아래까지 짓쳐 들어오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G3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G4 넋 없이 멍하게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G5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G6 내가 이미 잊어 버린 언어로 바다가 말하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2002.09.19 대구 시내 야경 촬영 Rollei QZ 35W Rollei S-Vario Apogon 28-60mm f/2.8-5.6 Kodak MAX 400 No. H1 틈날 때마다 시내 야경을 몇장씩 찍어 둔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H2 같을 것 같은 풍경이지만 언제나 다르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H3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H4 멈춰 있는 장면도 그렇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2002.10.12 갑자기 우포 일몰 촬영 Nikon 35Ti Nikkor 35mm f/2.8 Kodak Gold 100 No. I1 계단은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I2 멈춰 있는 자에게는 불안감을 준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I3 그러하여 계단은 멈춰 있음을 허락하는 여느 길과는 다르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I4 (계단 때문에 일몰 시각에 늦은 그럴 듯한 변명이지만 결론은 일몰 실패~) 2002.12.06 경대 북문 커피숍 Canon A1 Canon FD 50mm f/1.8 Fuji Superia 100 No. J1 사람 없이 조용한 커피숍은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J2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녹아드는 고요함 때문에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J3 안락함을 얻는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J4 공간은 자체로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2002.12.10 경상감영공원 카메라 테스트 Rollei 35 XF Rollei Sonnar 40mm f/2.3 Fuji Reala 100 No. K1 카메라를 오늘 중으로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K2 해가 떨어지는 중이라 바삐 움직였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No. K3 사실은 테스트 당하는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그것을 든 사람이다.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2002.07.02 명곡 뒷산 산책 밤새 내린 여름비의 향기를 맡으며 집을 나선다. 길가의 흰 망초 꽃는 물기를 흠뻑 머금고 있다. 젖은 산길을 천천히 걸어 가며 나는 이 촉촉한 공기에 행복해 한다. 내가 행복함으로 꽃들도 행복해 함을 알 수 있다. 2002.07.11 고령에 낚시 구경 계획 없이 무작정 나선 길에서 멋진 물과 산을 만났다. 주인 없는 낚시찌가 춤을 춘다. 맘속으로 힘을 주며 혼자 흥미진진 했다. (낚시는 찌 보는 맛이 반이니 반은 낚시 한 셈이다.) 2002.07.12 지리산을 가는 길에서 문답 모임 사전 답사 건으로 지리산으로 가는 중 산 안개를 보았다. 그리고 좋았다. 2002.08.25 가창에서 차량 정체 한여름의 문답 모임을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차들이 꽉 막혔다. 밤이 되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2002.08.28 대구 시내 야경 출사 밤에 시내 풍경을 촬영하면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은 더 편하고 느긋히 움직인다. 그것은 표정과 몸짓으로 나타난다. 2002.09.07 감포 출사 갔다가 파도만 찍다 흐린데도 무작정 일출을 보러 감포로 갔다. 그런데 폭풍주의보란다. 파도만 원 없이 보고 왔다. 바다는 해가 없어도 여전히 넓고 푸르다. 발 아래까지 짓쳐 들어오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넋 없이 멍하게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이미 잊어 버린 언어로 바다가 말하고 있는 것일까? 2002.09.19 대구 시내 야경 촬영 틈날 때마다 시내 야경을 몇장씩 찍어 둔다. 같을 것 같은 풍경이지만 언제나 다르다. 멈춰 있는 장면도 그렇다. 2002.10.12 갑자기 우포 일몰 촬영 계단은 멈춰 있는 자에게는 불안감을 준다. 그러하여 계단은 멈춰 있음을 허락하는 여느 길과는 다르다. (계단 때문에 일몰 시각에 늦은 그럴 듯한 변명이지만 결론은 일몰 실패~) 2002.12.06 경대 북문 커피숍 사람 없이 조용한 커피숍은 은은한 커피 향과 함께 녹아드는 고요함 때문에 안락함을 얻는다. 공간은 자체로도 그만한 가치가 있다. 2002.12.10 경상감영공원 카메라 테스트 카메라를 오늘 중으로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해가 떨어지는 중이라 바삐 움직였다. 사실은 테스트 당하는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그것을 든 사람이다.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2년 어느날들 SkyMoon.info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이병우] 이젠 안녕 (내가 그린 기린 그림은)
어느 날의 일기 Photo-Image https://youtu.be/GBDF8GH15fc

https://skymoon.info/a/PhotoEssay/138  

내가 오늘 찾고 있는 주소는 아무의 배웅도 없이 떠났던 ... [하늘-자신만의 주소]

곰배령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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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할아버지 곰배령 초입에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허름한 시골집이 하나 있다. 그 집의 노인은 마당 한켠에 앉아서 집 앞으로 지나는 산책로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어쩌다가 지나는 사람들이 그에게 말이라도 붙일라치면 그의 지루한 오후는 끝나고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된다. "산 길이 좁은데 등산을 하는 갑소?" "예, 그래도 사람도 없이 한적한 길이라 참 좋습니다" "길이 좁아서 나무라도 한 짐 해올라치면 길가 나뭇가지가 걸려서 영..." "하하. 그렇겠네요." "그래도 계곡물이 길 따라 있어 산 길 쉬엄쉬엄 오르며 가기는 좋지. 그래도 나는 이렇게 마당에 앉아서 지나는 사람 보는 게 제일이더만..." "경치 좋은 곳에서 쉬시며 느긋이 바라보니 좋으시겠어요" "말도 마. 얼마 전에 위암으로 수술해서 죽만 먹어야 해. 영 힘이 안 나니 하루에 반은 이렇게 쉴 수밖에..." "어르신 인상이 참 좋으신데 사진 한 장 찍어도 될까요?" "뭐 다 삭은 노인네 찍어서 뭐하게.. 허허. 혹 잘 나오면 한 장 보내주면 좋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그 노인은 수줍게 한 마디 꺼낸다. "커피라도 한 잔 타 줄까?" "아니요. 괜찮습니다." 거동도 편치 않다는 할아버지에게 차마 커피까지 얻어먹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돌아서서 내려오던 산을 계속 내려왔다. 차 안에서 카메라 장비를 정리하며 문득

가을에 (강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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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 -----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워지는 어린 날 희미해져가는 추억 과거의 상념 슬플 건 없지만 가슴 한 켠으로 느끼는 허전함 이젠 기억으로만 남을 이곳의 시간들에게 소리 없는 작별 인사를 한다. 그때는 키가 낮은 나였으리라. 작게 흐르는 시냇물을 기뻐했으리라. 그 시간들에게 안녕을 고한다. 안녕... 너와집 ----- 벼농사가 되지 않아서 초가를 이지 못하였다. 거친 나무들을 내내 깍아 지붕을 이고 벽을 치고 그리고 그곳에서 살았다. 삶의 가치가 소유에 있지 않음을 아프게 바라보며 나는 그들의 삶의 흔적을 찾는다. 성긴 나무벽 사이로 들어치는 바람보다 더한 추위를 느끼는 가슴이 시린... 철길 ----- 그것은 삶의 길이었다. 이 거친 산야에서 탈출을 위한 쇠로 만든 길 그것이 유일한 희망이라 생각했다. 한낱 검은 돌이지만 희망으로 가는 차표라고 생각했다. 아. 강원도 ----- 거칠고 지긋지긋한 나무와 돌들이 아름다운 모습이란 걸 느끼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산중턱을 깍아 화전을 일구면서 그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쟁기를 부러뜨리는 거친 돌뿐이었을테니... 끝없는 산과 산 깊어 가는 가을 삶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상념을 떠올리다. A. 탄광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지워지는 어린 날 희미해져가는 추억 과거의 상념 슬플 건 없지만 No

남프랑스에서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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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프랑스에서 쓰는 편지 이 곳의 햇볕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 빛 속에 있으면 고흐의 그림에는 왜 그리 빛들이 많았는지 수긍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런 햇살 아래 풍경을 바라보며 캔버스를 펴면 누구라도 허공을 떠 다니는 빛들에게 먼저 붓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른거리는 공기를 가로 지르며 함께 춤추던 빛은 고흐의 그림에서 보았던 그것이었습니다. 빛이 아름다운 지중해... 그리고 그 바람이 닿는 남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을 다니고 있습니다. 마르세유에서 출발해서 고흐가 마지막 작품을 그리며 생을 마감한 아를을 거쳐 도착한 악센프로방스 입니다. 폴 세잔의 고향이었고 그가 말년을 보낸 도시입니다. 세잔이 평생을 바쳐 80여점의 그림을 그렸던 생 빅트와르산... 그는 말년에 그림을 그리기 어려울때조차도 언제나 그 산을 바라보았었습니다. 처음 온 곳이건만 인상파 화가들의 캔버스에서 많이 보았던 익숙한 산과 나무.. 들과 길들이 유화 속 그림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너무 익숙해서 되려 낯선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북쪽 성당을 향해 가던 중 이곳의 명물인 벼룩시장을 지나 도시 한 가운데 작은 광장을 끼고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십니다. 말년의 세잔이 매일 앉아서 햇살을 즐기던 곳이었입니다.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