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자(者)와 남은 자(者)

하늘 No.135 [연작] 4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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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은행나무 침대  


가는 자(者)와 남은 자(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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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헤어짐일지라도
- 내 책상위의 천사 : 하늘 -

지금은 헤어집시다.

우리들의 만남보다
오히려 더 긴 헤어짐을
겪을지라도

지금은 헤어집시다.

한 낮의 소나기처럼
문득 떠오르는
우리들의 추억이 있더라도

지금은 우리 헤어집시다.

설령 헤어짐의 아픔을
나눌 시간들이 우리에게
모자라더라도

어쩌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긴긴 헤어짐이 된다 하더라도

이제는
이제는 우리 헤어집시다.


- 하늘의 세상을 보는 마음 -

No. 1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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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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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3 *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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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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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5 그리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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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6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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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7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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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 8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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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9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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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0 일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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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1 일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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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2 잊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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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작의 주제는 죽음과 사랑이었습니다. 실제 촬영장소는 무덤가였으며 No. 2 기다림과 No. 3 기억은.. 무덤가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조그만 사당이었습니다. 사진의 묘소가 어느 분의 묘소인지는 모르지만.. 출사전에 준비 삼아 읽었던 (나름대로 연관된) 옛 이야기를 인용해 봅니다.
가면 만드는 허도령 하회의 인접부락에는 허정승의 묘가 있다. 이 무덤을 타성인 류씨들이 해마다 벌초를 해 준다. 더욱이나 하회라면 생각나는 탈춤이 있는데, 이 탈춤의 제작자 역시 허도령으로 전해져 오고 있어서 이 마을에 류씨 일가 이전에 선주민이 있었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이들 선주민은 풍산 류씨들에 의해 점차 쇠퇴하여 갔다. 그리고 류씨의 동족부락으로 바뀌면서 하회는 비로소 대처(大處) 거촌(巨村)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하회 가면극과 허도령 안동시 풍천면 하회동에는 풍산 류씨들이 모여 살고 있다. 이 마을에는 마을을 지켜주는 별신당이 있어 음력 정월초 이튿날이면 이곳에서 별신굿이라는 부락동신제를 지낸다. 이때 에 가면극이 행하여 졌는데 기원은 약 500년전부터 전승되어 내려오며 가면이 제작된 데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하회마을 동사앞마당에는 부락민 모두가 모여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기 위한 의논이 분분하였다. 놀이의 인물은 양반, 선비, 초랭이, 영감, 부네, 이매, 백정, 할매, 주지, 소등으로 결정이 되었다. 이때 총각하나가 "아닙니다요, 얼마전 윗마을에서 중이 나타나 각시를 업고 도망갔다는데 기왕지사 비뚜러진 양반사회를 풍자하기로 했으니 중, 각시 마당도 집어 넣지요, 어떻습니까?" 젊은이의 말에 모든 사람들은 박장대소하며 찬성하였다. 온 마을 사람들은 놀이를 꾸미는데 신바람이 났다. 그도 그럴것이 이 놀이는 당시 철저한 계급사회 제도 속에서 하천배들에 의해 풍자적이고 해학적인 표현으로 지체높은 양반 지배계급에 대한 실랄한 야유와 비판으로 내용을 꾸몄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맨 얼굴로 춤을 추게 되면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다 알게 되므로 춤추는 자도 꺼리게 되고 보는 사람도 흥이 덜 나므로 탈을 만들어쓰기로 합의 되었다. 허도령은 극구 사양했으나 꿈에 마을의 수호신으로부터 가면제작의 계시를 받고 승낙했다. 이렇게 해서 허도령은 가을이 깊어가는 무렵 하회 마을의 수목이 울창한 깊고 한적한 곳에 외인의 출입을 막는 금색을 친 후 목욕재계하고 전심전력으로 12개의 가면제작에 몰두했다. 허도령은 "12개의 탈을 다 만들려면 3달을 걸려야 할텐데 모든 정성을 다하여 훌륭한 탈을 만들어야겠다. 백정에게는 사나우면서도 솔직한 모습을, 할매에게는 주름지고 고생에 찌든 늙은 탈을, 초랭이는 진짜 촐랑대는 얄밉고 익살스러운 탈을...... 섬세하고 교묘하게 만들어 놀이를 한층 즐겁게 해야지... " 허도령이 깊은 산속에서 탈 제작에 전념하고 있을 때 마을 처녀들 사이에서는 종종 화제가 되었다. 허도령의 탈 제작에 전념하는 모습이 신선 같다느니 빼어난 귀공자 같다느니 하며 은근히 사모하는 처녀들이 많았다. 신선 같다는 허도령의 모습을 소문으로 듣고 몹시 사모하던 한 처녀는 그리움을 참지 못하여 한밤중에 홀로 일어나 뒤곁 은행나무에 정화수를 떠놓고 신령님께 허도령의 일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게 해달라고 지성으로 빌었다. 허도령이 탈을 만든지 석달이 다 되어가는 어느날 그 날도 처녀는 정화수를 떠놓고 막 기도를 올리려는데 이상하게도 정화수 속에 허도령의 모습과 만들어 놓은 탈들이 비치는 것이었다. 이제야 탈을 다 만들었나 보다고 생각하니 더욱 허도령이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처녀는 참지 못하여 허도령의 처소를 찾아갔다. 교교한 달빛은 처녀의 가슴을 더욱 애타게 만들었다. 늦은 밤인데도 불을 밝히고 허도령은 탈 제작에 여념이 없었다. 마지막 탈 이매탈의 턱을 만들려는 중이었다. 그 모습은 과연 천상의 신선이 내려와 앉은 것 같았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문틈으로 훔쳐보던 처녀는 욕정을 이기지 못하여 입을 열었다. "허도령님, 허도령님, 작업을 잠시 멈추고 저와 이야기를 좀 나누어요 네!" 도령이 턱을 깎으려다가 여인의 소리에 깜짝 놀랐다. "밖에 뉘시오?" "허도령님, 도령님이 그리워서 찾아 왔어요. 저를 좀 만나주세요?" "아뿔사! 이 부정한 계집이 탈 만드는 광경을 훔쳐보다니...." 이때였다. 갑자기 벼락이 치며 마른 번개가 번쩍이더니 허도령은 그 자리에 피를 토하고 죽어버렸다. 처녀는 기색 혼절하며 도망쳤으나 역시 벼랑에 굴러 죽고 말았다. 이 때문에 이매의 턱은 완성되지 못하였고 턱 없는 이매탈이 이제까지 놀이에 쓰여지게 된 것이라 한다. 탈은 전부 12개가 완성되었으나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3개를 가져가 지금은 9개가 남아 국보 제121호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Photography : 하늘 Edited, Arranged, Produced : 하늘 2002.04.07 하회 별신굿 번개 Canon EOS 30, Fuji Sensia 100 Sigma 24-70/2.8, EF70-210/3.5-4.5 SkyMoon.info 가는 자(者)와 남은 자(者) Photo-Image [이동준] 은행나무 침대 OST 가는 자(者)와 남은 자(者) Photo-Image https://youtu.be/FpMUrtQyVEk

https://skymoon.info/a/PhotoEssay/135  

사라지는 건 영혼(靈魂) 남는 건 육신(肉身) [하늘-방황의 끝을 향해서]

Now 가는 자(者)와 남은 자(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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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영화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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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모닥불 (대화 6) (Bonfire in the mind (Dialogu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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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속 모닥불 (대화 6) "감정은 마음속 어느 곳에서 생겨난다고 생각하는가?" 길현은 불타는 모닥불을 바라보다 문득 질문을 던졌다. "세상에서 원인들이 생기고 그것에 반응하는 것이 아닐까요?" 석파 역시 불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반응이라는 말에는 약간의 함정이 있다네. 마치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다는 의미를 슬쩍 비치는 느낌이지." "기쁜 일이 생기면 기뻐하고 분노할 일이 있으면 분노의 감정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요?" 석파는 조심스레 질문했다. "감정의 원인이야 세상에 있겠지만 감정 자체는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비가 오니 몸이 젖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비에 젖지는 않는다네. 우산을 쓰기도 하고 때론 처마 아래에서 비를 피하기도 하지." 길현은 대답했다. "그 빗줄기를 피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석파는 한숨을 섞어 이야기했다. "감정이 생기는 곳과 감정을 조절하는 곳이 같은 곳에 있어서 그런 것일세. 불 속에 부지깽이가 들어 있는 셈이지. 자칫하면 불을 조절해야 할 부지깽이마저 타 버리게 되지." "멋대로 커지다 때때로 마음을 지배하기도 하는 감정들은 어찌해야 합니까?" "부지깽이를 불 속에서 꺼내려면 일단 불타는 나무들을 빼서 불을 잠시 줄여야겠지. 불이 약해지면 다른 부지깽이로 꺼내기도 하고 손에 물을 묻히거나 약간의 화상을 각오하면 그냥 꺼낼 수도 있고..." 길현은 불꽃을 바라보며 잠시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