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하늘 No.326 [문학] 6734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 오세영 (시와시학사, 1992) -

너와 나
가까이 있는 까닭에
우리는 봄이라 한다.
서로 마주하며 바라보는 눈빛,
꽃과 꽃이 그러하듯......

너와 나
함께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여름이라 한다.
부벼대는 살과 살 그리고 입술,
무성한 잎들이 그러하듯......

아, 그러나 시방 우리는
각각 홀로 있다.
홀로 있다는 것은
멀리서 혼자 바라만 본다는 것,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가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연작 : 가을에 (강원도)
https://skymoon.info/a/PhotoEssay/151
[오세영]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 Photo-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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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잃지 않으며 무언가를 얻을 방법은 없네. 조금의 손해 없이는 이미 있는 것조차 지키기 어렵지. 무언가를 얻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잃는 것은 잃었다고 말할 수 없지 않겠는가? 길현은 씁쓸히 말했다. [하늘-대화 5 (얻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