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해원] 자학 (.)

하늘 No.334 [문학] 6583
자학 (.)
- 용해원 -

문을 잠그고 누워
내 마음의
감옥을 만든다

불조차 끄고
눈도 감았는데
내 마음이 살아나
거리를 헤매이고 있다

살아 있는 것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죽어 있는 것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탈춤을 춘다

아직 완성된 것이라곤 없는
나는
살이 달아나고
뼈만 앙상히 남아
흔들리고 있다

시선을 앓고
감촉을 앓고
생각을 앓다

뼈마디 마디가
무너져 내리면
다시 나를 만나고 싶다

넓다란 세상에
나의 자유란
허공에 매달린
생각 뿐이다

연작 : 사람이 없는 곳에서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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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봄바람이 나뭇잎을 살랑이는 지금 이곳, 맑은 햇살이 투명한 꽃잎을 비춘다. 가을이 되기 전에 모두 사라지겠지만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하늘-지금 이곳에 들장미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