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자화상 (自畵像)

하늘 No.222 [문학] 4713
[윤동주] 자화상 (自畵像) Photo-Image
[윤동주] 자화상 (自畵像)

산모퉁이를 돌아
논 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펄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追憶(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https://SkyMoon.info/a/HeismeNote/222  

한번 주고받은 눈길만으로도 소설처럼 죽고 싶은 때가 있습니다 [추영희-그리운 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