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선] 감정의 수혈

하늘 No.53 [문학] 5325
감정의 수혈
- 최예선 -

오전 비 내리다 지친 오후
우산을 접어 쥔
사람들, 웬지 바쁜 걸음에
길들이 구겨지듯
비현실적인 날

그는 정면으로 다가와
처음 만나는 인사를 했습니다
서로의 오가는
호감의 눈빛 사이로
까마귀들 줄지어 다리를 놓았지만
우리는 처음으로 만났고
헤어졌습니다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아"

아름다움의 동그란 꽃망울을 잇는
줄기같은 길
오래오래 걸어가며
소처럼 지난 가을에 삼킨
붉은 장비 게워내 되씹으며
당신의 눈빛
나의 혈관 곳곳에
유영 중입니다.
[최예선] 감정의 수혈 Photo-Image

https://SkyMoon.info/a/HeismeNote/53  

아마 우리가 신의 담장을 넘을 때 까진 사막으로 떠 있는 현실의 오른 손엔 기진한 낙타가 매달려 있고 저 멀리 오리나무 숲속으로 신기루가 떠 있을 것이다 [하늘-데미안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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