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하늘 No.39 [문학] 6670
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 류시화 -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마치 사탕 하나에 울음을 그치는 어린아이처럼
눈 앞의 것을 껴안고
나는 살았다

삶이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태어나
그것이 꿈인 줄 꿈에도 알지 못하고
무모하게 사랑을 하고 또 헤어졌다

그러다가 나는 집을 떠나
방랑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내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등 뒤에 서면 다시 한번 쳐다본다

책들은 죽은 것에 불과하고
내가 입은 옷은 색깔도 없는 옷이라서
비를 맞아도
더 이상 물이 빠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무엇이 참 기쁘고
무엇이 참 슬픈가

나는 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생의 집착도 초월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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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kyMoon.info/a/HeismeNote/39  

가능하면 부지깽이를 손에 들고 있으란 이야기라네. 하지만 그것을 쥐었다고 잘 타는 불을 자꾸 쑤셔대면 연기도 많이 나고 자칫 꺼지기도 하지. 부지깽이는 그저 주변에 불이 크게 나거나 꺼지지 않게 하려고 있는 것일 뿐 자주 쓸 일이 없다네 [하늘-대화 6 (마음 속 모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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