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드집에서의하룻밤.My Night At Mauds.1969.BW
솔직함의 중요성
에릭 로메르의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은 평범한 프랑스인의 삶을 쫓아간다. 평범한 지식인 주인공 장은 오랜 옛 친구를 만나고, 그를 통해 모드라는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주변을 얼쩡거리기만 할 뿐 솔직하지 못하게 굴다가, 그녀를 떠나보낸다. 그리고 5년 뒤 어느 해안가에서 그는 그녀를 다시 만난다.
이 영화에는 단순한 스토리에 비해 대사가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그 대사도 상당히 지적인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얼핏 들으면 굉장히 현기증 나게 재미없을것 같지만, 의외로 전혀 그렇지 않다. 보다보면 굉장히 유려하면서도 쿡쿡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다. 이는 에릭 로메르가 현학적인 대사을 어떻게 이야기 및 연기자의 흐름에 집어넣을 지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대사들은 일종의 주석이며 결코 주가 아니다.
이런 지성적인 대사 쓰기 및 인용은 곧 등장 인물에 대한 논평으로 이어진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파스칼의 "자신이 이길 확률이 단 10%에 불과해도 자기가 확신하는 것이 있다면 그곳에 도박을 걸라"는 영화의 핵심 격언을 이용해 장이라는 남자의 우유부단함과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이 까발림은 아이러니와 풍자, 그리고 대비로 이뤄진다. 장은 처음엔 모드의 집에서 머물기 싫다고 빨리 떠나려고 했다가, 갑자기 행동을 번복하고, 그녀 집에 머무른다. 이런 이중성은 영화 내내 계속되며, 결국 그는 모드의 마음을 얻어내지 못하고 딴 여인과 결혼한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에 대한 감정에 충실하지 않으며, 상대방에게도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다. 이에 비해 모드는 자신에 감정과 욕망에 충실하며, 지적이며, 아름답다. 모드의 아름다운 모습은 솔직하지 못한 장과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아이러니와 풍자를 강화시킨다.
아이러니와 풍자, 까발리기가 넘쳐나지만, 에릭 로메르는 예의 바르게 등장 인물들을 다룬다. 보통 영화 같았으면, 모드가 장의 뺨 따귀 날리고 17과 19사이 진법을 날릴 법한 상황에서도 정중한 거절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상황을 마무리 짓는다. 심지어 냉소주의로 난도질 할 법한 부정적인 캐릭터인 장 역시 존중 받고 있다. 이런 캐릭터 접근은 효과적이다. 영화의 농담과 지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에릭 로메르는 그리 튀는 부분 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묘사하는 영화 문법을 구사하지만, 세트 촬영 대신 로케이션 촬영을 선호하는 등 동료 누벨바그 영화인들의 영향이 보이는 부분들도 있다. 잘 알려진 스타 배우 대신 아마추어 배우를 쓴 것도 그와 연관이 있다.
현학적인 접근을 하던, 편하게 보던,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은 재미있는 영화다. 우선 내용이 재미있으며, 아이러니와 풍자 모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는 독특한 향취를 품고 있다. 에릭 로메르라는 감독에 대해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영화에서 지금 한국 예술영화계의 트렌드 중 하나인 홍상수 류(홍상수 자신을 포함해서) 영화의 모티브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식인, 이중성, 성적 관계...) 그런데 질퍽한 홍상수 류 영화와 달리 에릭 로메르 영화는 산뜻하다. 문화의 차이일까? 아님 그냥 감독의 취향 차일까?
https://giantroot.pe.kr/650
쟝 루이는 클레몽 페롱에 살고 있는 40세 가량의 엔지니어이다. 그는 미사에 갔다가 서로 시선이 마주친 한 젊은 여성에게 한눈에 반해버려, 그녀에게 곧 열렬한 사랑을 바치기로 하지만 그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철학교사인 그의 친구는 그를 자신의 정부인 이혼한 여의사에게 소개시킨다.운명은 그로 하여금 그녀의 집에서 밤을 보내도록 하고 만다. 그는 아침까지 순진한 입맞춤을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친근감의 표시도 삼가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프랑소아즈를 다시 만나고, 그녀와 결혼한다. 5년 후, 아버지가 된 그는 해변에서 모드와 우연히 마주친다. 그녀는 재혼해 있었다. 그들은 평범한 몇마디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그들의 운명은 서로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타임지가 뽑은 70년대 10대 작품 중 하나. 앙리 로메르 감독은 프랑스 영화팬들이라면 한 두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지만 그렇다고 널리 알려진 감독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의 영화 평론가들에게는 널리 평가받는 감독이기도하다. 그의 영화들은 사회적 문제를 심각히 다루거나, 극적인 갈등을 다루지도 않는다. 다만 인간의 내면성 탐구, 그중에서도 인간의 도덕적 가치관에 철저히 몰두하는 편이다. 그런만큼 개성도 강해서 그의 영화들은 사회적 공간을 다룬다기 보다는 개인적 공간을 주로 다룬다. 대부분이 평범한 프랑스 사람들의 이야기, 평범한 사건, 평범한 윤리적 해결로 끝이 난다. 그러나 그런 속에서 로메르 감독의 빈틈없는 각본 구성과 항상 그의 촬영을 전담하는 알망드로의 카메라가 영화를 완벽하게 만든다. 그런 로메르 감독의 모든 것을 최고의 평가를 받고있는 바로 이 영화에서 전부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는 두 여자와 한 남자의 심리적 묘사, 한 남자의 결혼관, 윤리관, 종교관 등에서 프랑스 지식인들이 갖기 쉬운 독특한 사고방식을 다루고 있다. 깨끗하게 찍힌 흑백 화면에서 세련된 단편 소설처럼 짜여진 대사들, 조용하지만 능숙한 등장인물들의 연기가 화면을 꽉 채워준다. 로메르는 같이 활동을 한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등의 감독들보다 약 10년 정도 선배이다.
1950년 프랑스 영화 평론가 앙드레 바쟁과 영화잡지를 만들어 평론가 생활을 하기도 했고 바쟁이 죽은 후 58년부터 까이에 드 시네마지 편집장을 하기도 했다. 59년 데뷔했는데 <윤리적인 이야기들(Le six contes moraux)>이라는 시리즈를 6편 찍었는데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은 그 중 3번째 영화이다. 이전의 두편은 <끌레르의 무릅>과 <오후의 사랑>이란 제목으로 혼란스러움 속에서 제작되기도 하였다.
1969년 5월 이 영화가 칸 영화제에 진출한 후 파리에서 개봉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68년 5월의 흔적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했으나,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의 성공 비밀이었다. 이 영화는 결정적 순간에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뒤집은 작품이었다. 파스칼에 관한 흥미로운 대화가 눈길을 끄는 이 영화는 로메르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제5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 (1971) 각본상 에릭 로메르 Winner
제35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1970) 각본상 Winner
The narrator (Jean-Louis), a devout Catholic, moves to a provincial town and vows to marry Francoise, a pretty blond he notices at mass. Vidal, an old school friend, invites him to visit the recently divorced Maud, and the narrator ends up staying the night, having philosophical discussions in her bedroom. Next morning the narrator engineers a meeting with Francoise. Written by Will Gilbert
15세 이상 / 110분 / 드라마 / 프랑스
감독 : 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 : 장 루이 트렝티냥 (장 루이 역), 프랑소와 파비안 (모드 역), 마리-크리스틴 버럴트 (프랑소와 역), 앙투안 비테즈 (비달 역), 레오니드 코간 (바이올리니스트 역), 가이 레거
http://blog.daum.net/doldu/18313503
모드집에서의하룻밤.My Night At Mauds.1969.720p.BW
https://youtu.be/Xr99iRT1qvI
에릭 로메르의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은 평범한 프랑스인의 삶을 쫓아간다. 평범한 지식인 주인공 장은 오랜 옛 친구를 만나고, 그를 통해 모드라는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주변을 얼쩡거리기만 할 뿐 솔직하지 못하게 굴다가, 그녀를 떠나보낸다. 그리고 5년 뒤 어느 해안가에서 그는 그녀를 다시 만난다.
이 영화에는 단순한 스토리에 비해 대사가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그 대사도 상당히 지적인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얼핏 들으면 굉장히 현기증 나게 재미없을것 같지만, 의외로 전혀 그렇지 않다. 보다보면 굉장히 유려하면서도 쿡쿡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다. 이는 에릭 로메르가 현학적인 대사을 어떻게 이야기 및 연기자의 흐름에 집어넣을 지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대사들은 일종의 주석이며 결코 주가 아니다.
이런 지성적인 대사 쓰기 및 인용은 곧 등장 인물에 대한 논평으로 이어진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파스칼의 "자신이 이길 확률이 단 10%에 불과해도 자기가 확신하는 것이 있다면 그곳에 도박을 걸라"는 영화의 핵심 격언을 이용해 장이라는 남자의 우유부단함과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이 까발림은 아이러니와 풍자, 그리고 대비로 이뤄진다. 장은 처음엔 모드의 집에서 머물기 싫다고 빨리 떠나려고 했다가, 갑자기 행동을 번복하고, 그녀 집에 머무른다. 이런 이중성은 영화 내내 계속되며, 결국 그는 모드의 마음을 얻어내지 못하고 딴 여인과 결혼한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에 대한 감정에 충실하지 않으며, 상대방에게도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다. 이에 비해 모드는 자신에 감정과 욕망에 충실하며, 지적이며, 아름답다. 모드의 아름다운 모습은 솔직하지 못한 장과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아이러니와 풍자를 강화시킨다.
아이러니와 풍자, 까발리기가 넘쳐나지만, 에릭 로메르는 예의 바르게 등장 인물들을 다룬다. 보통 영화 같았으면, 모드가 장의 뺨 따귀 날리고 17과 19사이 진법을 날릴 법한 상황에서도 정중한 거절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상황을 마무리 짓는다. 심지어 냉소주의로 난도질 할 법한 부정적인 캐릭터인 장 역시 존중 받고 있다. 이런 캐릭터 접근은 효과적이다. 영화의 농담과 지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에릭 로메르는 그리 튀는 부분 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묘사하는 영화 문법을 구사하지만, 세트 촬영 대신 로케이션 촬영을 선호하는 등 동료 누벨바그 영화인들의 영향이 보이는 부분들도 있다. 잘 알려진 스타 배우 대신 아마추어 배우를 쓴 것도 그와 연관이 있다.
현학적인 접근을 하던, 편하게 보던,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은 재미있는 영화다. 우선 내용이 재미있으며, 아이러니와 풍자 모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미는 독특한 향취를 품고 있다. 에릭 로메르라는 감독에 대해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영화에서 지금 한국 예술영화계의 트렌드 중 하나인 홍상수 류(홍상수 자신을 포함해서) 영화의 모티브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식인, 이중성, 성적 관계...) 그런데 질퍽한 홍상수 류 영화와 달리 에릭 로메르 영화는 산뜻하다. 문화의 차이일까? 아님 그냥 감독의 취향 차일까?
https://giantroot.pe.kr/650
쟝 루이는 클레몽 페롱에 살고 있는 40세 가량의 엔지니어이다. 그는 미사에 갔다가 서로 시선이 마주친 한 젊은 여성에게 한눈에 반해버려, 그녀에게 곧 열렬한 사랑을 바치기로 하지만 그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철학교사인 그의 친구는 그를 자신의 정부인 이혼한 여의사에게 소개시킨다.운명은 그로 하여금 그녀의 집에서 밤을 보내도록 하고 만다. 그는 아침까지 순진한 입맞춤을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친근감의 표시도 삼가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 프랑소아즈를 다시 만나고, 그녀와 결혼한다. 5년 후, 아버지가 된 그는 해변에서 모드와 우연히 마주친다. 그녀는 재혼해 있었다. 그들은 평범한 몇마디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그들의 운명은 서로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타임지가 뽑은 70년대 10대 작품 중 하나. 앙리 로메르 감독은 프랑스 영화팬들이라면 한 두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지만 그렇다고 널리 알려진 감독은 아니다. 그러나 세계의 영화 평론가들에게는 널리 평가받는 감독이기도하다. 그의 영화들은 사회적 문제를 심각히 다루거나, 극적인 갈등을 다루지도 않는다. 다만 인간의 내면성 탐구, 그중에서도 인간의 도덕적 가치관에 철저히 몰두하는 편이다. 그런만큼 개성도 강해서 그의 영화들은 사회적 공간을 다룬다기 보다는 개인적 공간을 주로 다룬다. 대부분이 평범한 프랑스 사람들의 이야기, 평범한 사건, 평범한 윤리적 해결로 끝이 난다. 그러나 그런 속에서 로메르 감독의 빈틈없는 각본 구성과 항상 그의 촬영을 전담하는 알망드로의 카메라가 영화를 완벽하게 만든다. 그런 로메르 감독의 모든 것을 최고의 평가를 받고있는 바로 이 영화에서 전부 느낄 수 있다.
이 영화는 두 여자와 한 남자의 심리적 묘사, 한 남자의 결혼관, 윤리관, 종교관 등에서 프랑스 지식인들이 갖기 쉬운 독특한 사고방식을 다루고 있다. 깨끗하게 찍힌 흑백 화면에서 세련된 단편 소설처럼 짜여진 대사들, 조용하지만 능숙한 등장인물들의 연기가 화면을 꽉 채워준다. 로메르는 같이 활동을 한 트뤼포, 고다르, 샤브롤 등의 감독들보다 약 10년 정도 선배이다.
1950년 프랑스 영화 평론가 앙드레 바쟁과 영화잡지를 만들어 평론가 생활을 하기도 했고 바쟁이 죽은 후 58년부터 까이에 드 시네마지 편집장을 하기도 했다. 59년 데뷔했는데 <윤리적인 이야기들(Le six contes moraux)>이라는 시리즈를 6편 찍었는데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은 그 중 3번째 영화이다. 이전의 두편은 <끌레르의 무릅>과 <오후의 사랑>이란 제목으로 혼란스러움 속에서 제작되기도 하였다.
1969년 5월 이 영화가 칸 영화제에 진출한 후 파리에서 개봉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에서 68년 5월의 흔적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했으나, 그것이야말로 이 영화의 성공 비밀이었다. 이 영화는 결정적 순간에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뒤집은 작품이었다. 파스칼에 관한 흥미로운 대화가 눈길을 끄는 이 영화는 로메르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제5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 (1971) 각본상 에릭 로메르 Winner
제35회 뉴욕 비평가 협회상 (1970) 각본상 Winner
The narrator (Jean-Louis), a devout Catholic, moves to a provincial town and vows to marry Francoise, a pretty blond he notices at mass. Vidal, an old school friend, invites him to visit the recently divorced Maud, and the narrator ends up staying the night, having philosophical discussions in her bedroom. Next morning the narrator engineers a meeting with Francoise. Written by Will Gilbert
15세 이상 / 110분 / 드라마 / 프랑스
감독 : 에릭 로메르 Eric Rohmer
출연 : 장 루이 트렝티냥 (장 루이 역), 프랑소와 파비안 (모드 역), 마리-크리스틴 버럴트 (프랑소와 역), 앙투안 비테즈 (비달 역), 레오니드 코간 (바이올리니스트 역), 가이 레거
http://blog.daum.net/doldu/18313503
모드집에서의하룻밤.My Night At Mauds.1969.720p.BW
https://youtu.be/Xr99iRT1qv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