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은 (좋은생각 중에서)

하늘 No.2865 [문학] 6,972

아주 가끔은

생각 없이 떠도는 바람이 되어 보고

앞산 가로지르는 구름이 되어 보자.

그리움에 상처난 별 하나 되어 보고

쪽빛 물감 엎질러 놓은 하늘도 되어 보자.


아주 가끔은

아침을 여는 새소리 되어 보고

뜻 없이 흘러도 좋을 냇물이 되어 보자.

부서져야 시원스런 파도가 되어 보고

파도위에 자유로운 갈매기가 되어 보자.


아주 가끔은

봉창문 열어 둔 나즈막한 사랑방

앉은뱅이 책상 놓고 생각 풀고 졸고 있다

마당에 흩뿌리는 빗소리에 고개 들어

곰실곰실 간지럼 타는 흙냄새도 맡아 보자.


좋은 사람 마주하고 세월위에 걸터 앉아

살아온 이야기 살아 갈 이야기 귀담아 들어 주고

묻어둔 이야기 헤픈 이야기 먼지 털어 들려 주다

익숙한 친구처럼 모로 쓰러져 잠들어도 좋겠다.


- 좋은생각 중에서 -

https://heisme.skymoon.info/a/SuggInfo/2865  

밖에서 햇살을 받으며 널려있는 걸레가 가장 깨끗한 걸레일 거야. 가끔씩 사람의 마음도 밖에 꺼내서 말려둬야 해 [하늘-보이지 않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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