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지색-레드(박애).Three Colors-Red.1994.1080p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자유, 평등, 박애 중 많은 사람들이 으뜸으로 치는 박애, 즉 사랑에 대한 이야기.

크쥐시토프 키예슬롭스키 감독의 [세가지 색 제 3편 - 레드]
개인적으로 세가지 색 시리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에요.
1편 블루는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차가워서 외로웠고
2편 화이트는 사랑을 되찾기 위한 복수가 불편했는데
3편 레드는 인간에 대한 사랑은 누구나 마음속에 있다는 훈훈한 내용이거든요.

삼부작의 완결편이기도 한 레드는 마지막 엔딩에 전편의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하면서 약간 아리송했던 1편과 2편의 결말도 해피엔딩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의 헤로인 이렌느 야곱은 레드에서 훨씬 성숙한 모습으로 아름답게 나옵니다.

인간은 누구나 선하다고 믿는 따듯한 마음씨의 여대생 발렌틴.
과거의 상처로 선악의 구별에 대한 회의에 빠져 사람을 믿지 않게 된 퇴직 판사.
패션쇼가 끝나고 귀가하던 발렌틴이 판사의 애완견을 차로 치고 주인을 찾아가면서 둘은 처음 만납니다.
상처를 입은 애완견을 보고도 무덤덤한 판사의 첫인상은 분명 비호감이에요.
게다가 이웃을 도청하는 희한한 취미까지 있습니다.
그는 이웃의 은밀한 전화내용을 통해 불륜, 불효, 배신과 같은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고 세상에 대한 냉소를 키워가는 염세주의자입니다.

발렌틴은 그에게 혐오감을 느끼지만 이내 안쓰러운 마음에 연민으로 바뀌고 판사는 그녀의 따듯한 모습에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는지 도청 사실을 자수 하고 그녀에게 과거의 상처를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둘은 친구가 되어 서로를 포용해 줍니다.
안정되어 보이는 발렌틴의 삶도 알고보면 상처가 있거든요.
평온한 삶을 원하지만 영국에 있는 애인은 전화로 투정만 부리고 혼자사는 엄마가 걱정되어 남동생에게 부탁해 보지만 탈선의 유혹에 노출된 질풍노도 시기의 16세 동생은 자기 생활을 하기에도 바쁩니다.
그녀는 음악을 들으며 잠시나마 평온을 찾습니다.

레코드 가게에서 그녀가 듣는 음악의 작곡가 반 덴 부덴마이어는 음악감독 프라이즈너가 만든 가상의 인물로 그의 음악은 모두 프라이즈너가 작곡한 것들입니다.
키예슬롭스키 감독 작품에 여러번 등장하는데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에서 이렌느 야곱 본인이 불렀던 노래의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나요.
영화는 우연한 인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세상은 참 넓은 것 같다가도 좁아서 절대적인 타인은 없습니다.
몇 다리만 건너면 인간은 모두 연결되어 있지요.

이웃에 사는 발렌틴과 오귀스트는 빈번히 마주치지만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발렌틴이 엄마를 만나러 영국으로 갈 때 노판사의 조언으로 페리를 타는데 우연히 오귀스트도 같은 페리를 탑니다.
갑작스런 태풍으로 페리가 가라앉고 탑승객 대부분 사망하거나 실종되지만 다행히 둘은 살아남아요.
오귀스트의 보호를 받으며 구조되는 발렌틴의 모습에서 새로운 연인의 탄생을 예감할 수 있습니다.
노판사의 꿈에 나타났다던 행복한 중년여인이 된 발렌틴의 옆에 있는 남자는 아마도 오귀스트일 거에요.
신참내기 판사인 오귀스트는 젊은 시절 상처입은 노판사를 상징하는 것 같아요.
두 살 연상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그 여자는 새로운 남자와 요트 여행을 떠나고,
찢어진 페이지의 책에서 시험 문제가 출제되는 등 둘 사이에 비슷한 점이 너무 많거든요.
발렌틴을 사랑한다는 노판사의 고백이 젊은 오귀스트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인간은 누구나 선하다는 발렌틴의 믿음은 순진하지만 주위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서, 수십년을 회의주의자로 살아온 노판사의 마음에 한줄기 따듯한 빛을 비추게 하지요.
앞으로 발렌틴과 함께할 오귀스트 역시 발렌틴을 만나기 전의 노판사처럼 외롭게 살지 않을 겁니다.

발렌틴, 노판사, 오귀스트처럼 평소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온 남남끼리도 얼마든지 깊은 우정과 사랑을 나누며 서로의 인생에 의미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저의 마음도 따듯하게 해주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춥고 아플지라도 인간 본성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구나' 라는 기대를 갖게 합니다.

키예슬롭스키 감독은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며 '인간은 아름답다.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로 세 가지색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평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휴머니즘, 즉 인간을 향하는 마음(인간애)은 인종, 종교, 이데올로기에 상관없이 모든 인류가 추구해야할 가치겠지요.

앞의 두 편에 비해 무겁지 않은 스토리와 따듯한 색감의 영상, 그리고 부드러운 선율의 음악이 흐르는 [레드]는 1,2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누구나 편안히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
특히 끝날즈음에는 마음이 너무도 따듯해집니다.

[영화] 세가지 색 제3편 - 레드 (Trois Couleurs : Rouge, 1994)

https://marieiyagi.tistory.com/108

[ ABOUT TROIS COULEURS ]

<세 가지 색> 시리즈는 프랑스 국기를 상징하는 세 가지 색 ‘블루, 화이트, 레드’를 제목으로 달고 각각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담은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3부작 연작영화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은 시대와 역사를 변화시켰고 혁명의 3대 이념이었던 자유,평등,박애는 새로운 프랑스의 3대 이념이 된다. 프랑스 대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세 가지 색> 시리즈는 프랑스와 스위스 등 범유럽 자본을 끌어들여 만든 연작 영화로, 자유,평등,박애라는 단순하면서도 추상적인 개념들을 현대적이고 개인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현실 속에 구현해 낸 작품들이다. 유럽인들에게는 유럽 통합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세 가지 색> 시리즈는, 유럽이 내세우는 영화에 대한 자존심만큼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촬영되었다. 한 작품 당 기본적으로 100개가 넘는 씬, 3개국 이상에서 계속된 촬영 스케줄, 매번 바뀐 촬영감독 등 여러 나라, 여러 장소에서의 촬영은 난항을 거듭했다. 프랑스에서 특히 엄격하게 규제되는 법정 씬은 심지어 <세 가지 색 : 블루>와 <세 가지 색 : 화이트>를 동시에 촬영해야 하는 어려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난항 속에서 탄생한 <세 가지 색> 시리즈는 전세계 지성들과 영화인들의 열화와 같은 찬사를 불러 일으키며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칸 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 가지 색> 시리즈는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서도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세 작품에는 각각 다른 주인공들이 등장하며, <세 가지 색 : 블루>에서는 줄리엣 비노쉬가, <세 가지 색 : 화이트>에서는 줄리 델피 그리고 <세 가지 색 : 레드>에서는 이렌느 야곱이 주연을 맡았다. 서로 독립된 세 편의 영화는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세 가지 색 : 레드>의 라스트 씬에서 모두 연결된 모습으로 드러난다. 색조, 내용, 장면들에 의해 세밀하게 구분되었던 세 편의 영화들이 소외의 극복, 인간애와 유대감을 통한 고독의 해소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되며 합쳐지는 것이다.



세 가지 색 : 레드 (1994)
Three Colors: Red, Trois couleurs: Rouge
드라마 프랑스, 스위스, 폴란드
1994.09.17 개봉
99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주연) 이렌느 야곱, 장 루이스 트레티냥


발렌틴은 스위스의 제네바 대학 학생이며 패션모델로 활동한다. 그녀의 이웃에는 오귀스트라는 법대생이 살고 있는데 두 사람은 빈번하게 지나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 어느날 패션쇼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발렌틴은 개를 치는 교통사고를 내게 된다. 개의 목에 달린 인식표의 주소지로 찾아가지만 개 주인인 노인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개를 치료하여 다시 찾아갔을때 발렌틴은 노인이 남의 집 전화를 도청하는 기벽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혐오감을 느낀다. 게다가 노인은 법적 도덕성에 대해 심한 회의를 느껴 1년전에 조기 은퇴한 법관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놀라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노판사를 이해하게 된다. 노판사는 점차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회복하게 되고 발렌틴의 따뜻한 손길을 보듬는다. 그리고 우연한 만남들이 실은 얼마나 의미가 큰 필연적 만남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발렌틴에게 일깨워 준다.

영국에 있는 애인을 만나기 위해 떠나려는 발렌틴에게 노판사는 페리호를 타고 갈 것을 권한다. 그러나 예상밖의 폭풍우로 페리호는 전복되고 1,000여명이 넘는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그중 일곱명만이 극적으로 구조되는데 TV화면에 마지막으로 오귀스트의 보호를 받으며 구조되는 발렌틴의 모습이 보인다.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표정이 가득 담긴 노판사의 얼굴이 화면 가득 클로즈업 된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819

세가지색-레드(박애).Three Colors-Red.1994.1080p

https://youtu.be/ZXNjdrYzx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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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eisme.skymoon.info/article/SuggInfo/453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태어납니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며 자랍니다. 아는 것이 없으니 있는 세상을 보고 그대로 배웁니다 [하늘-세상을 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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