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쇼다유.Sansho the Bailiff.1954.BW

여행 중 인신매매범의 손에 걸려 모친가 헤어지게 된 즈시오와 안즈의 오누이는 호족 산쇼다유에게 팔리게 된다. 노예나 다름없게 된 이 두 사람은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모친과의 재회를 꿈꾸면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로부터 십년 후 여전히 산쇼다유의 수용소에 갇혀있는 이들은 어느 날 새로 들어온 젊은 여인이 부르는 노래에 자신들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란다.

인신매매가 횡행하는 헤이안 시대를 배경으로 부모 자식 간의 애정 그리고 인신매매 등의 인권 문제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단순한 이슈로서의 사회성을 인간 조건의 비극성에까지 끌고 간 걸작이다.

(2008년 필름포럼 미조구치 겐지 특별전)

-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
- 1954년 키네마준포 베스트텐 9위

산쇼다유 (1954)
Sansho the Bailiff, 山椒大夫
드라마 일본
118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미조구치 겐지
(주연) 다나카 키누요, 하나야기 요시아키, 카가와 쿄코, 신도 에이타로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47061

1.
<산쇼다유 Sansho the Bailiff> 미조구치 겐지 감독이 1954년에 만들어 사람이 사람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살았던 시절의 아픔을 그린 흑백 영화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받았다.

영화를 보면서 요즈음 살고 있다는 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힘 있고 돈 있는 이들이 주름을 잡으며 살고 있지만, 그래도 벼슬아치들이 잘못 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을 때도 법에 따라 따질 수가 있고, 아무나 사람을 함부로 하지 못 하도록 세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일본 헤이안 시대인 11세기에도 사람은 살았고, 힘 있는 이들은 떵떵거리며 살았지만, 없는 이들은 목숨을 이어가려고 밥 먹고 살기에도 빠듯했다.

그러니 벼슬아치들이 내리 누르면 무지렁이들은 그냥 눌린채 살거나 도저히 참을 수 없으면 들고 일어나 싸울 수밖에 없었다.

2.
영화는 먼저 백성들을 생각하는 깨끗한 벼슬아치였지만 윗사람의 미움을 사서 귀양을 떠난 타이라 마사우지(시미즈 마사오)를 찾아가는 피붙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내인 타마끼(다나까 키누요)와 아들 즈시오, 딸 안주와 찬모가 길을 떠나는데, 길에서 자야 하는 날 그 고을의 무당이 제 집에서 자라고 이끈다.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자고 다시 길을 떠나려 할 때, 무당은 말한다.

"산에는 강도들이 많으니, 배를 타고 가세요...내가 잘 아는 뱃사공이 있어요."

이렇게 고마울 데가...타마끼는 허리를 굽혀 절한다.

그런데 타마끼와 찬모가 배에 올라타자 뱃사공 둘은 배를 몰고 간다.

아이들은 어떻게 하고? 알고 보니 이들이 노예 장사꾼이었다.

겉으로는 잘 해주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돈을 벌려는 이들이다. 이들을 보면 세상이 참 두렵다.

타마끼는 사도섬에 있는 갈보집에 팔아넘기고, 아이들은 탕고 지방의 '집사 산쇼'한테 팔아 버린다.

피붙이가 하루 아침에 구렁텅이에 빠져 버렸다. 누가 이들을 구해줄까? 아무도 없다.

3.
달아나다가 걸리면 얼굴에 달군 쇠로 새기기까지 하면서 종살이를 시키는 집사 산쇼의 농장에서 10년을 보낸 즈시오(하나야기 요시야끼)는 스물셋이 되었고, 안주(카가와 쿄쿄)는 열여덟이 되었다.

짐승같이 살면서도 아버지한테 늘 듣던 말이 생각난다.

"동정심이 없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늙거나 병들어 죽을 때가 아니면 이 곳을 벗어날 수가 없는 곳.

그렇다고 짐승처럼 살 수는 없는 법. 안주의 도움으로 즈시오는 달아난다.

산쇼(신도 에이타로)의 아들이지만 아버지처럼 살기가 싫어 중이 된 타로(쿄노 아키타케)의 도움으로 서울인 교토에 가서 간바쿠 후지와라를 만나 억울하게 귀양간 아버지 이야기를 아뢴다.

즈시오는 죽은 아버지 덕분에 우리로 치면 군수쯤 되는 탕고 지방의 행정관 자리를 얻어 내려온다.

4.
그런데 좋은 끝맺음이 아니다.

즈시오가 탕고 지방에서는 사람을 사고 팔지 못하게 하려 했지만, 그 때 일본의 수상인 간바쿠의 재산을 관리해주던 마름인 산쇼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즈시오가 달아나도록 도와준 누이 안주를 산쇼가 그냥 놔두었을까?

사도섬으로 팔려갔던 어머니 타마끼는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으니 제대로일 리가 없다.

타마끼가 부른 가슴 아린 노래가 사도섬을 넘어 입으로 입으로 타로 지방까지 흘러 들어온다.

"주시오 얼마나 보고싶은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안주 얼마나 보고싶은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나를 노예 시장으로 데려왔어요..."

사람답게 산 이는 조금 밖에 없던 시절에 태어난 힘없는 이들한테 삶은 아픔일 뿐이다.

그런 시절에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너무 안쓰럽다.

즈시오와 어머니 타마끼가 만나는 모습은 눈물 없이 보기가 어렵다. 가슴이 아린다.

미조구치 감독은 어지러운 시절 탓에 갈갈이 찢어지는 피붙이의 삶을 보여주면서 이들한테 아픔을 준 짐승같은 이들의 삶도 즐겁지 않은 삶이라는 걸 깨우쳐 준다.

산쇼다유(山椒大夫)
사람답게 살 수가 없었던 시절을 겪는 피붙이 영화! <산쇼다유>(집사 산쇼)
달구벌미리내 2008.08.22

http://m.blog.yes24.com/baehongg/post/1065422

산쇼다유.Sansho the Bailiff.1954.720p.BW

https://youtu.be/1TSo4GBi1xI
산쇼다유.Sansho the Bailiff.1954.BW Photo-Image
산쇼다유.Sansho the Bailiff.1954.BW Photo-Image

https://heisme.skymoon.info/article/SuggInfo/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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