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별

하늘 No.302 [문학] 6796

- 류시화 -

별은 어디서 반짝임을 얻는 걸까
별은 어떻게 진흙을 목숨으로 바꾸는 걸까
별은 왜 존재하는 걸까
과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원자들의 핵융합때문이라고
목사가 말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증거라고
점성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수레바퀴 같은 내 운명의 계시라고
시인은 말했다. 별은 내 눈물이라고
마지막으로 나는 신비주의자에게 가서 물었다
신비주의자는 별 따위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 차라리
네 안에 있는 별에나 관심을 가지라고

그 설명들을 듣는 동안에
어느새 나는 나이를 먹었다
나는 더욱 알 수 없는 눈으로
별들을 바라본다

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   
인도의 어떤 노인처럼
명상할 때의 고요함과 빵 한조각만으로
만족하는 것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그 노인처럼
밤에 먼 하늘을 향해 앉아서
별들을 바라보는 것을 방해받는 일

https://heisme.skymoon.info/article/SuggInfo/302  

그대는 푸르른 하늘과 휘영청 달빛을 바라보며 세상 모든 것을 밤낮으로 곱씹어 봅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봄날 꿈속에서 다시 꾼 꿈처럼 아른거리기만 합니다. [하늘-바람 거친 이 세상에서]